고영훈 '실재와 본질', 서울옥션 7일까지

1992년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모두 19점 선보여
환영과 실재의 경계를 지우는 행위를 통해
회화의 의미를 확장하는 실험 이어가

고영훈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7일까지 열린다. 서울옥션 제공

우리나라 극사실주의를 대표하는 고영훈(73)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2년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모두 19점을 선보인다.

고영훈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7일까지 열린다. 서울옥션 제공

신작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세 개의 달항아리를 한 화면에 중첩시켜 여러 시점에서 포착하거나 흐릿하게 겹쳐 배치했다.

책꽂이같은 책의 단면 위로 진짜 새의 날개가 가운데 펼쳐져 있다. 그 아래로 시계와 악기 등도 올려져 있다.

고영훈, 'The History of Hanra'를 확대해 찍은 모습, mixed media on paper collage and cloth, 185x645cm(1992). 곽인숙 기자

고영훈의 1990년대 대표작 'The History of Hanra'(가로 645㎝)도 벽 한 면을 가득 채웠다.

달항아리를 그린 3미터 가까운 대작인 '시간을 품은 달'도 환하게 펼쳐져 있다.

고영훈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7일까지 열린다. 서울옥션 제공

고영훈은 사실적인 필치의 이미지를 통해 실재(實在)를 만들고자 했다. 이미지는 환영인 동시에 실재다.

또한 표상(representation)으로서 자리하는 이미지는 감각적인 것으로, 이를 이해하기 위한 언어적인 요소는 불필요하다.

오로지 시각적 묘사로만 실재를 구현하고자 하는 고영훈은 사실적 재현을 통해 목적하는 바를 완성한다. 이를 위해 캔버스를 인식판으로 삼아 관념 같은 목전에 당장 주어지지 않는 것까지 담고자 했으며, 화면의 앞과 뒤를 포함한 공간 전체는 물론 과거에서 미래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맥락을 그리고자 했다.

고영훈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7일까지 열린다. 곽인숙 기자

초기에는 책 위에 꽃이나 돌 혹은 깃털과 같은 이질적인 소재들을 배치해 실재에 가까운 환영을 구현함으로써 이원적 사고에 의한 현실의 대립적 관점에서 조화를 추구하고자 했지만 후기 작업부터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오브제의 가변성까지 포함하며 실재 그 자체를 재현하는데 몰입했다.

근원을 찾기 위해 불이(不二)적인 세계 속에서 전일적 사고를 전제하여 관계와 변화의 장 속에서 에너지(氣)의 바다 위에 드러나고 사라지는 직관적인 마음의 상(像)들을 관조적 태도로 응시하고자 했다.

고영훈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7일까지 열린다. 곽인숙 기자

이를 위해 초점의 변화를 주거나 텅 빈 배경 속에 그림자와 오브제를 동시에 묘사함으로써 공간에 따른 물체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처럼 고영훈은 환영과 실재의 경계를 지우는 행위를 통해 재현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회화의 의미를 확장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고영훈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7일까지 열린다. 곽인숙 기자

고영훈은 추상미술이 주를 이루던 1974년 극사실주의 작품인 '이것은 돌입니다'를 출품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반세기 가까이 국내 화단에서 '극사실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1986년 우리나라 작가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되며 국제 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고영훈 화백의 개인전 '실재와 본질'이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7일까지 열린다. 서울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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