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 안에 거점을 두고 SNS상으로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사기를 벌인 범죄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총책은 조직 구성에 자신의 가족까지 동원해 피라미드형 조직을 운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총책 A(56)씨와 조직원 등 129명을 검거하고 이중 19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SNS를 통해 "알려주는대로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전문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220명, 이들이 편취한 금액은 약 4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직은 총책 A씨 밑으로 콜센터, CS센터(자금관리팀), 장집(대포통장 유통팀), 테더상(자금세탁팀) 등으로 역할이 나눠진 점조직 형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집은 한국과 캄보디아를 오가며 대포통장을 모집했고, 콜센터는 캄보디아 범죄단지 내에서 투자리딩과 로맨스스캠 등 사기를 직접 실행했다. 이로부터 얻은 범죄수익금을 캄보디아에 있는 CS센터에서 관리하며 정산했고, 테더상은 한국에서 해당 수익금을 가상자산 등으로 세탁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A씨는 자신의 친형과 조카를 CS센터와 콜센터 등 팀장 직책에 앉혀 긴밀하게 소통하며 조직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수익금을 경유하거나 최종 보관하는 대포통장 안전 계좌에 사회적 약자인 농아인 명의를 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총책 A씨의 지시를 받고 대포통장 전달을 위해 캄보디아로 갔다가 통장 지급정지 사고로 감금과 폭행을 당한 공범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공범의 진술을 토대로 해당 조직의 구조와 활동체계를 확인한 경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총책 A씨를 특정해 붙잡았다.
경찰은 A씨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현금 등 범죄수익금 7억 8892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내렸다. 또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들에 대해 송환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