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보은군의 한 교회에서 화재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기도와 후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은군 장안면 장안리 장안교회(담임목사 김종석)에서 불이 난 때는 지난달 29일 오전 7시쯤.
교회 별관에 설치된 화목난로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교육관과 장애인 숙소를 지나 본당과 서재까지 삽시간에 번져 나갔다.
당시 새벽 예배를 마치고 서재에 있던 김 목사는 휘몰아치는 불길을 보고 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었다. 생활용품은커녕 겨우 몸만 빠져나온 것도 천만다행이었다.
예배당에서 기도 중이었던 김 목사의 아내 신평선 사모도 가까스로 대피했다.
문제는 교회 별관에 거주하고 있던 장애인 부부였다.
장애인 부부의 남편은 지적장애가 있고, 아내는 근육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 거동이 쉽지 않았다.
신 사모는 장애인 부부 아내가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이들이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 신 사모는 숙소 창문을 통해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창문에 걸려 넘어지면서도 이들을 찾는 게 먼저였다.
다행히 장애인 부부 아내는 기어서 밖으로 나온 상태였고, 남편은 밭일을 하러 나간 상황이었다.
신 사모는 이들을 찾는 과정에서 크게 다쳤다. 고관절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어 움직이지 못하는 신 사모를 김 목사가 겨우 구해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교회의 모습은 처참했다.
불이 난 본당과 서재는 그야말로 잿더미였다. 내부 벽은 불길이 어디까지 치솟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온통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김 목사가 추정한 재산 피해는 무려 1억 4천만 원에 이른다.
김 목사는 "불길이 치솟은 뒤 10분도 안 돼 교회가 잿더미가 됐다"며 "불탄 건물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허탈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예배당은 일부만 불에 타 예배는 가능한 상태지만, 탄 냄새가 심하고 잿가루가 가득해 정상적인 예배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장안교회는 등록 성도가 10여 명에 불과하지만, 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교회다.
그래서 26년 동안 교회를 섬겨온 김 목사에게 이번 피해는 더욱 뼈아프고 죄스럽기만 하다.
김 목사는 "아픈 아내와 장애인 부부를 보살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벅찬 상황"이라며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당장 머물 곳조차 마땅하지 않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