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온실가스 50~60% 감축…베일 벗은 새 NDC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정부안이 6일 공개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6일 우리나라가 2035년까지 달성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 대비 50~60% 범위로 확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간 산업계가 주장한 48%부터 시민사회가 요구한 65%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온 가운데, 이전처럼 명확한 수치(2030 NDC=40% 감축)를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다 유연한 목표치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 개회사에서 "범위 목표 하한선은 2035년 배출량을 2018년 대비 ①50%, ②53%를 감축하고, 상한선은 60% 감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실적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목표 수준으로 오늘 공청회 의견과 정부 내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면서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기술혁신, 산업구조 전환을 전제로 한 목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남은 일정에 대해 "앞으로 탄녹위(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 심의(및 의결)를 거쳐 최종 확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다음 주 브라질 벨렝에서 개막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제30차 당사국총회(UNFCCC COP30)에 제출할 2035 NDC 수립을 위해 지난 9월부터 6차례에 걸쳐 대국민 공청회를 통해 산업, 전력, 수송 등 각 부문별로 감축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간 감축 목표로는 △48%(산업계 요구 반영) △53%(선형 감축) △61%(국제사회 권고) △65%(환경단체 요구)가 제안된 가운데, 이날 최종 토론회에 앞서 정부안을 범위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김 장관은 "정부는 상반된 입장 속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단일한 목표치가 아닌 범위 형태로 제시하게 됐다"며 "단순히 높은 수치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달성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 또한 책임 있는 목표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목표가 확정되면 2035년까지 지난해 대비 약 2억 7천만 톤~3억 5천만 톤의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며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약 9천만 톤밖에 줄이지 못했는데,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40%)를 이행하기 위해선 같은 기간 동안 그간 줄인 양의 약 2배인 1억 8천만 톤을 줄여야 한다. 그 후 5년간 약 1억 7천만 톤을 추가로 줄여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장관의 이 같은 설명에도, 그간 65%의 감축 목표를 요구해온 시민사회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일부 환경단체는 공청회장에서 '65% 감축'을 요구하는 푯말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국회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회사에서 이번 정부안 목표치에 대해 "국제사회 요구에 비하면 턱없이 기대에 못미친다. 국회 기후특위는 65%를 제안했고, 저는 개인적으로 60% 감축 법안을 냈다. 그것에 비춰 보면 매우 부족하다"고 못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위 의원은 "책임감 있는 목표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 뜻이 반영된 걸로 보인다"며 "산업부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전형적인 목표에 도전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부문별 대전환 방법론도 제시…2035년 신차의 70%를 전기·수소차로

김 장관은 이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모든 분야에서 대전환을 가속화 해야 한다"며 각 부문별로 배출량을 저감할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전력부문은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하는 걸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공공기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및 육상풍력의 신속한 인허가와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완화·폐지, 영농형 태양광 확산을 위한 특별법 연내 제정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 부문에선 수소환원제철, 전기NCC(납사분해시설) 등 혁신기술 상용화 및 산업 구조조정과 전환에 필요한 시설 리모델링에 전환금융 집중투입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탄소중립산업법 제정도 국회와 협력해 신속 추진하고 밝혔다.

또 2030년까지 신차 기준 40%를 전기수소차로 보급하고, 2035년까지는 70%로 확대하는 등 수송 전동화 속도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충전 인프라의 질적 향상과 전기수소차 사후관리 서비스 강화를 통해 내연차를 전기수소차로 바꾸는 게 당연한 선택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전환 과정에서 내연차 정비업체 등 연관 산업이 어려움 없이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해 갈 수 있도록 정의로운 전환 체계도 함께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건물 부문도 도시가스 중심 난방체계를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기화하고, 히트펌프 로드맵 신설과 공공건축 그린리모델링 의무 시행 및 민간건축물 지원산업을 통해 그린 리모델링을 확산해나가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번 2035 감축목표 수립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탄소문명을 종식시키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탈탄소 녹색문명으로 전환해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대전환 과정에서 쌓인 경험으로 기후녹색산업을 육성해 팀코리아로서 세계시장을 개척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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