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 중이던 국회 운영위원회가 여야 의원의 이른바 '배치기' 사태로 치달았다. 몸싸움 당사자들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3선·경북 김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초선·경기 고양시병)이다.
두 사람의 물리적 충돌은 민주당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출석 문제를 지적해 온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향한 '이해충돌 공세'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송 원내대표와 이 의원은 운영위 정회 직후 각각 회의장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외전을 이어갔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운영위가 시작한 지 1시간여 흐른 오전 11시쯤 운영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의원이 질의할 때마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계속해 샤우팅을 하면서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상당히 방해하는 상황이었다"며 여당에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주진우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에 가까운 발언이 있었기 때문에 운영위원장이 주 의원에게 신상발언을 하도록 시간을 준 상태에서 주 의원이 발언을 시작하니 바로 민주당에서 또다시 샤우팅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주 의원이 주어진 1분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됐고 김병기 운영위원장(민주당 원내대표)이 정회를 선언해 자신은 회의장 문을 나오려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송 원내대표는 "(그 순간) 갑자기 이기헌 의원이 육중한 몸집으로 다가오더니, 저는 회의장 문을 나가려 하다가 돌아서 있는 상태인데 그대로 몸을 부딪치게 됐다"고 주장했다.
과거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 적용된 국회선진화법이 금지한 물리적 접촉이 국감장에서, 특히 여당에 의해 벌어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취지로도 맹공했다.
송 원내대표는 "불행하게도, 그것도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이 있는 운영위 회의장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한 것"이라며 "더군다나 소수당이라곤 하지만 야당 원내대표에 대해 백주대낮에 테러 유사행위가 발생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에 대해선 본인의 사과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이기헌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더불어 상임위원장인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회의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김현지 실장의 출석을 불발시킨 민주당이 고의적으로 운영위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며 "야당의 입을 봉하는 태도가 매우 절망적"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송 원내대표가 곧바로 뒤돌아서서 자신에게 '몸을 던지다시피' 부딪쳤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그게 다"라며 "분은 났지만 바로 충돌하지 않고 이동했다가 돌아왔더니 폭력을 행사했다고 하는데 몸을 먼저 던진 것은 송 원내대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되레 피해자는 이 의원 본인이라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오히려) 저에게 '폭력배'라 얘기하며 국감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충돌은) 불과 십 몇 초였고 영상도 다 있다. (국민의힘이) 국감을 하고 싶지 않고, 대통령실에 대한 엄중한 국감을 비켜가고 싶어 정치공세를 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여야는 이날 운영위 국감 초반부터 윤석열정부에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의원의 이해충돌 문제와 김현지 실장 불출석을 놓고 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