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즙을 짠 뒤 폐기물 등으로 버려지던 부산물이 악취 저감제를 비롯한 친환경 농업 자재로 재탄생한다.
농촌진흥청은 감귤 부산물을 악취 저감제, 해충 유인제, 토양 개량제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감귤 부산물 자원 순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전체 감귤 생산량의 10% 정도(2024년 기준 4만 톤 가량)의 부산물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폐기하거나 축산 농가용 사료로 단순 활용돼 왔다.
이에 연구진은 산업체, 대학 등과 함께 감귤 부산물 활용 다각화를 목표로 부산물의 약 30%를 차지하는 침출수는 악취 저감제와 해충 유인제로, 약 70%를 차지하는 고체 상태의 껍질과 펄프(과육)는 토양 개량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악취 저감 미생물제는 감귤 부산물 침출수를 살균, 중화한 뒤 유산균, 고초균, 효모 등 유용 미생물을 배양해 제조한다.
이렇게 개발한 악취 저감제를 양돈 분뇨 저장조 2곳에 투입한 결과 주요 악취 성분인 암모니아와 황화수소가 각각 91%, 99%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유용 미생물 처리 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감귤 부산물을 활용하면 많은 양의 침출수에 미생물을 배양, 악취 저감제를 대량으로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화학 약품보다 지속적이고 친환경적이다.
실제로 분뇨 악취를 제거한 액비는 분뇨 처리업체에서 저렴하게 수거해 2천마리 규모 양돈 농가 기준 연 소득 3700만 원의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2024년 기술가치평가 결과, 생산 유발 효과는 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친환경 해충 유인제는 감귤즙을 짜는 과정에서 나오는 리모넨 성분을 이용해 만드는데 고구마나 인삼, 배의 잎과 뿌리에 피해를 주는 큰검정풍뎅이 암컷 유인에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감귤 부산물의 리모넨을 활용하면 시중에 판매되는 리모넨을 직접 구매해 유인제를 만들 때보다 비용을 70% 절감할 수 있다.
토양 개량 자재는 고체 형태인 껍질과 펄프를 원료로 만들었다. 땅심을 기르는 이 자재는 질소·탄소 비율과 인·칼륨 등 영양분 함량, 쌀겨와 황토와 같은 배합 물질을 조절해 작물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흙에 섞어주면 기존 토양 자재(펄라이트, 바크 등)보다 물을 머금는 보수성이 50% 이상 향상돼 식물의 수분 스트레스를 약 90% 줄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직무대리는 "감귤 부산물을 활용한 자원순환 기술은 폐기 비용 절감은 물론 악취 저감, 해충 관리, 토양 개량 등 다각적 효과를 통해 농가소득 향상과 농업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나라 농산업 부산물 자원화의 혁신 모형(모델)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기술 보급과 함께 산업체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