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상승장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동부산권 등 주거 선호 지역은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서부산권은 청약 미달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부산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 2주째 상승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부산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은 0.0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 주 전보다 상승폭이 0.1%p 더 커지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동부산권 등 주거 선호 지역 상승세가 뚜렷했다.
한 주 전 0.08% 올랐던 수영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7%로 상승폭을 더 키워 부산지역 16개 구·군 중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해운대구도 0.16% 상승해 한 주 전 0.13%보다 더 올랐고, 동래구도 0.08% 상승했다.
반면 사하구는 0.07% 떨어져 한 주 만에 낙폭이 더 커졌고, 강서구도 0.06%, 사상구는 0.05%씩 집값이 떨어졌다.
부산지역 전세 가격은 강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올라 전 주와 같은 0.08% 상승을 기록했다.
◇ 동부산은 연일 신고가…서부산은 청약 미달에 미분양 세대도 여전
부산지역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지역별 실정을 보면 가격 격차는 더욱 심해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제구 거제동 '레이카운티' 전용면적 75㎡의 경우 지난달 27일 10억 4천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수영구 남천동 '남천자이' 전용면적 84㎡ 타입 역시 최고가인 15억 6천만 원에 거래됐고, 23일에는 동래구 온천동 '동래레미안아이파크' 전용면적 84㎡ 거래 가격은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다.
남구 용호동 '더블유' 전용면적 165㎡는 지난 1일 33억 7500만 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반면 서부산권은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는 물론 청약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청약을 시작한 사상구 '더파크비스타동원'은 835가구 모집해 단 114건의 청약만 접수돼 경쟁률이 0.13대 1을 기록했다.
9월에 청약을 진행했던 사하구 당리동 '더샵당리센트리체' 역시 전용면적 84㎡를 제외한 주택형 모두 미달했고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대단지 아파트들도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미분양 물량 현황에서도 비선호 지역의 시장 침체를 확인할 수 있다.
부산시가 집계한 9월 30일 기준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사하구와 사상구의 미분양 주택 수는 각각 704호와 413호에 달하고, 강서구 역시 459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부산지역 16개 구·군 중에 미분양 세대가 가장 많은 곳은 부산진구로, 전 달보다 645호나 증가한 2209세대로 집계됐다.
전문가는 오랫동안 이어진 시장 침체 이후 전반적으로 가격 반등이 시작됐고, 특히 수도권 규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전문가는 오랜 침체 이후 가격 반등과 수도권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동부산권역 등에 국한돼 지역 격차는 한동안 더 벌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동아대학교 강정규 교수는 "그 동안 가격이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반등 수요가 발생했다. 해운대와 북구 화명의 재건축 사업, 수영구를 중심으로 한 재개발 사업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며 "수도권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도 있지만, 특정(선호) 지역에만 영향을 미쳐 이전에 경험했던 거대한 풍선 효과와는 다르다"고 풀이했다.
이어 "서부산과 동부산의 격차 등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산의 경제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이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