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이 시의회 경시 발언에 이어 이번엔 시의원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순천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제290회 임시회 시정질문에 나섰고 김미연 의원(문화경제위원장)이 노 시장을 상대로 "공유재산 매각(현대여성아동병원 이전) 관련 매각 경위 및 매각 절차·병원 이전 후 제공할 공공의료 서비스의 구체적인 계획을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노 시장은 김 의원에게 "법을 좀더 공부해보세요 법에 그렇게 돼 있다"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이번 회기에 공유재산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이 상정됐는데, 투자금액 500억 이상·상시고용 100명 이상인 투자기업에 공유재산 수의 매각 가능을 추가한 조항이 있다. 혹시 이 조항이 현대여성아동병원 수의 매각과 해당되는 것인지"를 물었고 노 시장은 "그것은 심사를 할 때 한 번 보시라 어떻게 행정을 그렇게 할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냐"고 하자 노 시장이 "규정에 따라 여건이 되면 적용하고 안되면 적용 안되는 것"이라고 하자 김 의원은 "조례가 마치 현대여성아동병원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노 시장은 "김 의원 본인의 생각이시죠"라고 응수했고 김 의원은 "한 민간병원인 현대여성아동병원을 위해 조례를 개정했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하자 노 시장은 "비난은 시민에게 맡기시라. 특정한 누구를 위해 어떻게 조례를 개정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이 "미래세대의 재산인 행정재산을 함부로 매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의 순천시 행정은 의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마음대로 한 사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노 시장은 "말 조심하십시오. 취소 안 할 거예요? 어떻게 함부로 해요? 그런 것은 행정사무감사 등으로 지적할 일이지, 지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의원 스스로가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시장은 관련사항이 이미 순천시의회 본회의를 통해 의결됐는데 김 의원이 의결된 사안을 재차 뒤늦게 지적하고 나선데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김 의원은 "저는 시민을 대표해서 질의한 것"이라고 했고 노 시장은 "(김 의원이) 무슨 시민을 대표하나, 23분의 1(순천시의원 23명 중의 한 명)이고 저는 시민전체를 대표(하는 시장)"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과 노 시장의 팽팽한 설전이 계속되자 강형구 순천시의회 의장이 나서 시장과 김 의원에게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노 시장은 김 의원에게 "정치 공부를 어떻게 하길래 의회를 스스로 부정하나" "뭐하러 의원하시나, 그렇게 하려면 의원 안 해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노 시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제290회 순천시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이영란 의원이 '2025년 수시분 공유재산 취득 계획안'과 관련해 신대천 공영주차장 조성에 대해 시장에게 답변을 요구하자 "의원님 지역구도 아니신데 오지랖도 넓으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신대가 제 지역구가 아니라고,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한 부분에 사과"를 촉구했으나 노 시장은 "무슨 사과를 할 일입니까"라며 사과를 거부했고, 결국 이 의원은 5일 입장문을 발표해 노 시장이 시의회를 경시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노 시장의 발언은 시의원을 비하하는 것뿐만 아니라 순천 시민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대단히 불쾌했고 순천시 차원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노 시장이 시의회를 시정발전을 위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시의 하부조직으로 간주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비하 무시 발언을 할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순천시의원은 "저 같으면 본회의장에서 바로 시장에게 항의했을 것"이라며 "시장이 앞으로는 시의원들을 존중하는 태도로 임하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