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역사 담긴 '분청도자기' 축제 30년…평일에도 '북적'

제30회 김해분청도자기축제 가보니
볼거리, 놀거리 많아…가격은 아쉬워

단종 태항아리 뚜껑.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에서 30년 역사가 된 분청도자기축제에 인파가 몰리며 북적이고 있다. 평일인데도 축제장 100미터 앞에 주차해놓고 걸어오는 방문객도 많이 보였다.

6일 취재진은 김해 진례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김해분청도자박물관 일대에서 열리는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찾았다. 평일 낮인데도 방문객들이 많이 찾아 주차난이었다.

1996년에 첫회를 맞은 축제가 올해 30회를 맞은 만큼 이날이 첫 방문이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능숙하게 온 시민들이 많이 보였다. 방문객들을 따라 분청도자박물관에 따라 들어가니 핵심 프로그램 '세종대왕자(子) 태(胎) 항아리'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조선시대 국왕 세종의 손자인 단종의 태항아리 뚜껑이 눈에 확 들어왔다. 항아리 전체가 아닌 뚜껑만 출토됐다고 하는데 도굴이 즉각 의심됐다.

태항아리는 왕실에서 아기 태를 봉안할 때 쓰는 항아리로,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길지로 선정된 산지에 조성된 태실에 묻혔다. "태는 결국 자연적으로 부식되지만 항아리 의미에는 의례성과 상징성이 있다"고 이곳 해설사는 설명했다.

이형탁 기자

해설사를 따라 또 자연스레 분청도자판매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십 명의 방문객이 120개의 김해지역 공방 도예가들이 만든 그릇과 접시 등 도자기에 관심을 쏟고 계산을 하는 등 북적북적했다.

참고로 이곳 축제나 박물관 등 명칭에 붙은 '분청'사기는 투박하지만 형태와 문양이 자유롭고 실용적인 형태를 보이며 조선시대 초기에 번성했다. 김해 상동에는 14세기말~16세기 초까지 제작한 가마터가 확인됐고 김해 전역에서 분청사기가 출토되고 있다.

또다시 발걸음을 옆으로 옮기니 클레이아크 미술관에도 도자기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본래 미술관에는 도자기 판매를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전시 작품을 교체하는 시기에 맞춰 축제에 참여해 판매·진행된다고 한다.

이형탁 기자

기존에는 외부에서 천막을 치고 판매가 주로 이뤄져 시장처럼 구경하는 느낌이었는데 이곳에 오니 마치 백화점에서 고급스러운 그릇을 보는 듯한 분위기가 났다. 이른바 요새 유행하는 케데헌(케이판데몬헌터스)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템이나 국중박(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도 팔고 있었다.

다만 도예가들이 직접 가마로 굽고 하는 등 노고가 많이 들어 있는 수제품인 만큼 비교적 값이 나갔다. 마트 등에서 파는 공산품과 가격 차이가 많이 나서 주머니가 가벼운 방문객은 선뜻 구매하기 어려워 보였다. 50대 한 방문객은 "조금만 더 쌌으면 살텐데 지갑이 잘 열리지 않는다"며 "가격 할인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부산과 경기 이천 등 타 지역과의 협업 프로그램이나 가족들과 함께 체험할 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가요 무대와 프리마켓 등도 축제에 놀거리, 볼거리를 늘린다.

축제는 지난 4일에 문을 열어 오는 9일 주말까지 진행된다. 주말에 방문객이 더 많을 테니 멀리 차를 대놓고 산책 겸 걸어오거나 택시 등을 타서 오는 게 좋은 방법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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