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이비 논란 허경영 실체] ③ 하늘궁과 손 잡은 '친윤' 정치인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지난 2023년 1월 경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하늘궁 허경영 씨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경영씨와 김기현 의원을 연결 해준 이는 안상수 전 의원(왼쪽)이다.

[앵커]

하늘궁을 이끄는 허경영 씨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성추행,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5월 구속 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늘궁에서 신적 존재로 추앙 받으며 반사회적 행태로 물의를 일으켜 온 허 씨가 국민의힘 중진 정치인들과 협력관계에 있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파문이 예상됩니다.

송주열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하늘궁에서 모든 종교를 초월한 신적 존재, '신인'으로 불리는 허경영씨는 추종자들에게 불치병까지 고친다는 '불로유'를 팔아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됐습니다.

[녹취] 허경영 대표 / 초종교하늘궁 (2022년 10월 15일 강연)
"누구나 해서 일주일 만에 먹든 1년 만에 먹든 10년 만에 먹든 자기몸에 중대한 몸에 암이 걸렸거나 일이 생겼으면 먹으면 되겠지. 불로유가 왜 나오냐 허경영 이름하고 사진 두 가지에서 만들어지죠."

하늘궁 추종자들은 각종 강연과 노래를 통해 허씨를 영적 메시아이자 정치적 메시아라고 칭해왔습니다.

[녹취] 하늘궁 강연 / 2025년 3월 15일
"이리 보고 저리 봐도 틀림없는 신인님 세계통일 이루는 세계의 황제"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던 허 씨는 지난 2019년 8월 국가혁명당을 창당한 이후부터는 대통령과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 대리권'을 1천 만 원에 판 것으로 전해지며, 이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국가혁명당 관계자 (취재원 보호 AI 음성 재연)
"대통령대리가 되면 국회의원처럼 면책특권도 있고 한 달에 월급 500만원 주고 청와대 마음대로 들락거리고  암행어사처럼 전부 다 돌아다니면서 출입할 수 있다"

하늘궁 피해자들은 허씨가 '대통령 대리' 명목으로 상당한 거액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익명을 요구한 국가혁명당 관계자는 허씨가 추종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을 이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국민의힘 안상수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시절인 2021년 8월 하늘궁에서 국가혁명당 대선후보 허경영 씨와 공동기자회견을 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국가혁명당 관계자 (취재원 보호 AI 음성 재연)
"마치 무슨 연합을 하는 것처럼 해서 뜬끔 없이 와서 띄워줬죠. 안상수가 대통령 후보 8명인가 나와서 경선을 치를 때에요. 안상수가 국민의힘에서 하다가 갑자기 하늘궁 와서 허경영이하고 기자회견을 한 거 에요."

안상수 전 의원은 20대 대선 당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윤석열 후보 중앙선대위 기독교특별본부와 국민통합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은 '친윤' 정치인입니다.

하늘궁 허경영 씨가 손 내민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은 또 있습니다.

CBS가 단독 입수한 전화 녹췹니다.

[녹취] 안상수 전 의원 / 국민의힘
"총재님, 김기현 후보 같이 지금 앉아 있는데 단 둘이 고맙다는 인사 한 다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네, 네)

[녹취] 김기현 의원 / 국민의힘
"총재님 저 김기현 의원입니다. TV에서 보던 유명한 분하고 통화하게 됐습니다. 우리 안상수 선배님께서 많은 말씀을 저한테 주고 계신데 좋은 분하고 이렇게 좋은 말씀 나눴다고 해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녹취] 허경영 대표 / 초종교하늘궁
"이번에 잘 되시기를 간절히 빌겠습니다. (열심히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주 인상도 좋으시고  아주 이번에 좋은 기회인데 당 대표 뿐만아니라 앞으로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열심히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총재님) 도와드리겠습니다."

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을 지낸 국민의힘 중진 김기현 의원은 당 대표 선거를 앞둔 지난 2023년 1월 경 안상수 전 의원 중재로 허경영 총재와 전화 통화했습니다.

당 대표 선거를 한 달 여 앞둔 시점에 국민의힘 중진 의원이 일면식도 없던 허 씨에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전화를 한 겁니다.


김기현 의원실은 하늘궁 허경영씨와는 따로 만난적도, 민원을 받은 적도 없는 사이라며, 안상수 전 의원이 친분있는 허경영 씨를 통상적으로 전화 통화하게 해준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에 대해 김기현 의원 측은 허경영 씨와 김기현 의원은 아무 상관이 없고, 따로 만난 적도 민원을 받은 적도 없던 사이라며, 허경영 씨와 친분이 있는 안상수 전 의원이 2023년 3월 전당대회 당시 김기현 캠프 고문을 맡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전화를 연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안상수 전 의원은 허씨와 친분을 인정하면서도 김기현 의원과 허경영 사이의 통화를 연결한 적 없다는 엇갈린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뷰] 안상수 전 의원 / 국민의힘
"나는 그런 기억이 없는데…내가 김기현 의원이랑 같이 뭘 한 적이 없어요. 내가 무슨 허경영 씨를 왜 연결해줘요. 김기현 의원한테"

허경영씨가 구속 돼 하늘궁의 반사회적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허 씨와 교류해온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해보입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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