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아직 먼데… 부산은 이미 달궈졌다"
◇ 박상희 앵커>이슈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그 결말까지 예측해보는 '기승전이슈' 코너. 오늘은 내년 지방선거 전망해 보겠습니다.선거까지 반년 이상 남았지만 부산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부산시장, 누가 뛰고 있고 누가 유력할런지 판을 좀 읽어보죠.
정치부 강민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 박상희>지금 부산 정치의 큰 축은 두 가지죠. 국민의힘은 현직 박형준 시장의 3선 도전, 그리고 민주당은 박형준 시장의 대항마를 세우는 구도인데요. 이 대항마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 누구입니까?
민주당 "전재수로 판을 짜자" 기류
◆ 강민정>단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입니다.6월 대선 이후 이재명 정부가 해수부 부산 이전을 대표 지역 공약으로 밀면서 전재수 장관이 부산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1일 부산시당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전 장관이 평소보다 강한 톤으로 "국민의힘이 지난 35년 부산을 망쳤다"라고 하면서 '이제는 부산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 행보 아니냐'는 평가가 확산됐죠.
◇ 박상희>그날 발언, 인상 깊었습니다.
◆ 강민정>네, 직접 들으시면 느낌이 확 옵니다. 전재수 장관 발언 들어보시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지난 35년 동안 국민의힘은 부산을 망가뜨렸습니다.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더 이상 부산이 추락하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하니 내년 지방선거용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많이 있습니다. 전재수가 해수부 장관 간 것은 내년 부산시장 선거 출마하기 위해 경력 한 줄 쌓기 위한 정치 전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부산에서 3번 떨어지고 3번 국회의원 했으면 부산시장 나갈만한 충분한 역량 되지 않습니까.저는 부산시장에 출마하든 하지 않든 저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성장 엔진 하나로 위태롭게 날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고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성장 거점을 마련하겠습니다"
◆ 강민정>이 발언 이후 정치권에서는 "전재수 장관은 이미 부산시장 선거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 박상희>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 강민정>"전재수가 안 나올 수도는 있겠지만, 안 나온다고 전제하고 준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가 공통된 반응입니다. 재미있는 건, 내년 구청장이나 시의원 준비하는 사람들도 같은 말을 한다는 겁니다.
"전재수 장관을 지지하든 안 하든, 지금 부산에서 제일 인지도가 높은 사람, 전재수 장관이 시장 후보로 나와야 민주당이 지방선거 줄투표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내년 선거를 준비하는 예비 후보들에게서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은 시장·구청장·시의원 선거가 같은 날 치러지잖아요. 맨 위 간판이 약하면 밑으로 줄줄이 타격이 오는 구조라서, 이미 "전재수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퍼지고 있습니다.
다른 민주당 주자들… "현실은 전재수"
◇ 박상희>민주당엔 전재수 장관 말고도 후보군이 있죠?◆ 강민정>네.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은 이미 공식 출마를 선언했고, 최인호 전 의원은 가덕신공항과 시정 문제로 박형준 시장을 꾸준히 비판하며 준비해왔습니다.
다만 최근엔 최인호 전 의원의 행보가 조용합니다.지역에서는 "전재수가 출마로 기울면, 최인호는 정면 대결보단 선거를 거드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2028년 총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서은숙 부산진갑위원장도 여성 카드로 거론됩니다. 이번에 여가부 장관 후보로도 이름이 올랐고,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함께 최고위원을 했죠.
그럼에도 "박형준 시장과 양강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인물은 전재수뿐"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조국 카드, 시장보다 '보궐' 시나리오가 설득력
◇ 박상희>그런데 강 기자, 당은 다르지만 또 다른 이름 하나가 계속 부산 정치판에 등장하죠. 조국혁신당의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이 출마설, 강 기자가 제일 먼저 썼잖아요?◆ 강민정>맞습니다. 제가 올해 6월 대선 직후, "민주당 내부에서 조국혁신당과 연대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기사를 썼고, 이후 전국적으로 '조국 부산시장 출마설'이 확산됐습니다.국민의힘 지도부도 부산을 찾아 "조국 후보는 부산시민을 우롱하는 거다"라고 공식적으로 견제할 정도였고요. 그만큼 보수 진영도 조국 카드를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이었습니다.
그 뒤로 출소한 조국 위원장이 첫 지역 일정으로 부산을 찾아 "내년 선거에서 좌완투수가 되겠다"고 하면서 출마 의사를 시사했는데, 지역 정서는 "시장 본선에 서기에는 자녀 리스크가 크다"는 쪽입니다. 딸 조민의 부산대 의전원 부정입학 문제가 여전히 지역에서 큰 산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부산에서 돌아다니는 시나리오는 이겁니다.전재수 장관이 부산시장에 출마하면, 민주당이 가진 단 하나의 의석인 '북구갑'이 비게 됩니다. 이 자리는 국민의힘이 반드시 탈환하려는 곳이고, 민주당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곳이죠.
이때 조국 위원장이 민주당과 연대해 그 자리에 나가고,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가 험지 도전하는 구도, 즉 '조국 대 한동훈' 두 전직 법무부 장관이 맞붙는 보궐 선거 시나리오가 지금 가장 설득력 있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게 현실화되면 말 그대로 '부산대첩'입니다. 부산이 전국 정치의 중심 무대가 되는 거죠.
여권은 '박형준 3선' vs '김도읍 성과' vs '중진 존재감'
◇ 박상희>이번엔 국민의힘 쪽도 보죠.◆ 강민정>요즘 특히 많이 거론되는 이름이 강서구의 김도읍 의원입니다. 서부산 숙원사업을 잇달아 해결하면서 "이건 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가락IC 무료화, 서부산 복합산단 그린벨트 해제 같은 굵직한 성과가 이어졌거든요.
여기에 서병수 전 시장, 사하을 최다선 조경태 의원, 부산진을 이헌승 의원도 "경선판이 열리면 이름은 오를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현직 프리미엄 박형준', '성과 카드 김도읍', '다선 중진의 존재감'이 얽히는 3중 경선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큽니다.
◇ 박상희>박형준 시장 입장에서는 좀 불편하겠네요?
◆ 강민정>그럴 겁니다. 박 시장은 이미 3선 도전을 공식화하고 시정 성과를 홍보하고 있는데, 같은 시점에 김도읍 의원이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설득하고 국토부를 움직였다는 보도가 이어지니까요.당 안에서는 "인지도는 박형준이 세지만, 당원 투표로만 보면 김도읍이 더 셀 수도 있다"는 얘기가 실제로 나옵니다.
서병수 전 시장이 김도읍 의원을 지원할 거라는 말도 당 안팎에서 꾸준히 돌고 있고요.결국 경선 룰, 그러니까 '당원 비율과 일반 여론 비율'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박형준 시장과 김도읍 의원 중 누구 손을 들어줄지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요약하면, '박형준 vs 전재수'… 뒤에 '한동훈 vs 조국'
◇ 박상희>여기까지 들으니까 내년 부산시장 선거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네요. "박형준의 3선 수성전 vs 전재수의 현실 도전, 그리고 그 뒤편의 조국–한동훈 보궐 시나리오까지 얽힌 부산 대전이다."◆ 강민정>맞습니다.
박형준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운 3선 도전,
전재수 장관은 해수부 이전 성과를 등에 업은 현실적 도전,
국민의힘 안에서는 김도읍 의원과 서병수·조경태·이헌승 의원이 잠재 후보군,
여기에 전재수의 빈자리를 두고 조국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맞붙는 보궐 시나리오까지 더해지면, 내년 부산은 전국 정치의 중심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박상희>네, 내년 부산, 진짜 뜨겁겠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강민정>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