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이 부산에서 만나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와 국가 균형발전 과제를 시민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균형발전 전략과 북극항로 개척 등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의식한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8일 오후 6시 벡스코 제1전시장 2층 회의실에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마련한 토크 콘서트 '부산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렸다. 토크쇼에는 이날 연사로 나선 전재수 해수부 장관과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변성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한 지역 관계자와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여했다.
먼저 강연자로 나선 김경수 위원장은 '5극 3특, 국가 균형 성장 전략과 부울경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위원장은 "수도권 1극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을 5개 권역과 3개 특별지역으로 묶어 경제권과 생활권을 하나로 만들자는 게 5극 3특 전략'이라며 "권역마다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을 만들어 경쟁하자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역별 특화 산업, 경쟁력 있는 분야만큼은 수도권보다 더 뛰어난 인재를 직접 교육하고 배출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에 서울대를 10개 만들겠다'는 정부 방침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라고 지역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로 강연에 나선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자신을 '북극항로 전도사'라고 소개하며 북극항로 중요성과 실태, 개척 전략을 공유했다.
전 장관은 "(지방 균형 발전 전략은) 수도권에 있는 무엇을 가져오자는 의미가 아니"라며 "서울 수도권은 한류 중심으로, 세계 중심 도시로 성장하고, 서울과 대등하게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도시를 만들자는 의미"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결과로 북극항로가 열렸다. 대한민국은 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은 것"이라며 "특히 부산은 북극항로가 열리면 항로의 시·종착지점이자 세계 3대 항로가 모두 지나게 되는 글로벌 해양 도시가 될 것이다. 해수부 이전은 북극항로 시대와 국가 균형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연사는 강연을 마친 뒤 전 MBC 100분 포론 진행자인 정준의 한양대 미디어학과 겸교수의 진행으로 본격적인 대담에 나섰다.
전 장관은 "해수부 부산 이전은 12월 31일 안에 마무리한다. 그 전에 대통령을 모시고 개청식도 계획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해수부 개청 30주년 이자 부산항 개항 150주년, 해수부 부산시대 원년인 만큼 이 의미에 맞춰 해수부를 무사히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극 3특을 통해 권역별 경제권을 만들기 위해 전략 산업을 몇 개씩 추진하는데, 부울경의 제일 중요한 전략 산업 중 하나가 바로 해양물류산업"이라며 "여기에 필요한 인재는 우리 지역에서, 부울경에 있는 대학에서 배출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장관은 북극항로와 국가 균형 발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동남투자공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투자 은행이 아닌 공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언급하는 등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 장관은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에 있었고, 이 때 정책금융공사가 만들어졌지만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공사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동남투자공사는 은행과 달리 자본금 3조 만으로 1년 만에 50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해양진흥공사의 성공 사례도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수부 이전을 계기로 관련 시설을 집적화할 계획이다. 경쟁 공모 방식으로 정할 계획"이라며 "부산지역 16개 구·군이 유치 경쟁을 이는 과정에서 부산의 숨겨져 있던 자원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인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지와 집결을 호소하는 발언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특히 김경수 위원장은 전 장관을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인물'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전 장관은 "(보수정당이) 35년 동안 부산을 독점하며 부산이 망가지는 와중에도 해운과 항만, 교육 인프라가 살아 남아있다. 버텨주신 부산과 울산, 경남시민들께 감사하다"며 "내년에 부산시장 후보가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결론은 나온 것 같다. 오로지 부산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재수라는 정치인이 부산에서 살아남게 해주셔서 시민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며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