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2025-2026 V리그' OK저축은행-대한항공의 1라운드 경기가 열린 9일 부산 강서체육관. 이날은 OK저축은행이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 처음 치르는 홈 개막전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OK저축은행은 4067석 전석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높은 예매 열기로 추가로 판매한 입석까지 현장에서 모두 판매돼 관중은 4200여 명으로 늘어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도 이를 의식했다. 먼저 인터뷰에 나선 원정팀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새 연고지, 새 체육관에 첫 홈 경기, 관중까지 모든 게 새롭다"면서 "상대가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할 것임을 안 그래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경기 리듬 잃지 말자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3승 1패, 승점 9로 3위에 올라 있는데 1경기를 덜 치른 만큼 1위 현대캐피탈(승점 11), 2위 KB손해보험(승점 10)을 넘어설 수도 있다.
OK저축은행은 앞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2-3 석패를 안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헤난 감독은 "OK는 시즌을 치르면서 경기력 올라온다"면서 "멤버를 바꾸면서 경기 리듬도 바뀌는 팀이라 매우 흥미롭고, 벤치에서 들어오는 선수 잘 해준다"고 강조했다.
홈팀 사령탑의 부담감은 더하다. 이날 경기에는 OK저축은행 최윤 구단주는 물론 박형준 부산시장, 한국배구연맹(KOVO) 조원태 총재까지 시구에 나서는 등 높은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은 "부담 많이 있고, 감독을 하면서 오늘만큼 부담이 있기는 처음"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신 감독은 KOVO 역대 사령탑 최다인 298승을 기록 중인 베테랑이지만 이날 경기는 그만큼 마음의 짐이 크게 느껴진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주포 디미트로프의 부진이 아쉽다. 앞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디미트로프는 7점에 머문 뒤 3세트부터는 교체됐고, 차지환이 개인 최다 32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2승 3패, 승점 7로 5위에 머물러 있다.
신 감독은 "디미트로프가 높은 데서 파워 있게 공격해줘야 하는데 못 해주면 경기를 어렵게 할 수밖에 없다"면서 "잠이 안 올 정도로 주판 두드려도 답이 안 나온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이어 "훈련할 때는 폭발적인 게 안 나오고 경기 때만 하려고 해서 지적을 했다"면서 "오늘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일단 선발로 내보낸다"고 전했다.
경기도 안산을 떠내 부산에 새 둥지를 튼 OK저축은행. 과연 역사적인 홈 개막전에서 만원 관중의 기대에 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