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0명 몰린 부산 배구 열기' 날아오른 건 대한항공이었다, OK저축은행은 홈 개막전 석패

대한항공 정지석이 9일 OK저축은행과 원정에서 강타를 날리고 있다. KOVO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이 새 연고지인 부산 홈 개막전에 만원 관중이 몰린 열기에도 웃지 못했다.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대한항공의 높은 벽에 막혔다.

OK저축은행은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지난 2일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을 3-1로 누른 기세를 잇지 못하고 6일 한국전력전 2-3 패배까지 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는 시작 전부터 4067석 전석이 매진됐다. 경기도 안산에서 연고지를 이전한 OK저축은행의 홈 개막전에는 현장에서 모두 판매된 입석까지 총 4270명 관중이 공식 용품 후원사인 험멜 응원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을 오렌지 색깔로 가득 메웠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경기 개시를 힘차게 선언했고, OK저축은행 최윤 구단주와 한국배구연맹(KOVO) 조원태 총재까지 시구에 나섰다. AI 영상과 특수 효과가 결합된 개회 선언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OK저축은행의 9일 부산 홈 개막전 모습. OK저축은행


하지만 OK저축은행은 부산 팬들의 열띤 응원에도 우승 후보 대한항공의 두터운 전력에 밀렸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우승을 내줬지만 앞서 통합 4연패를 이룬 강호, 절치부심 올 시즌 정상 탈환을 노리는 팀이다.

1세트 대한항공은 정지석-러셀 쌍포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정지석은 18-15로 앞선 상황에서 치열한 랠리를 마무리하는 강력한 백어택 등 1세트에만 71%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8점을 몰아쳤다. 러셀도 8점을 올린 대한항공이 25-22로 세트를 따냈다. OK저축은행은 2세트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전광인이 날린 회심의 다이렉트 킬이 아웃되는 등 20-25로 내줬다.

홈 개막전을 치르는 OK저축은행의 의지도 강했다. 3세트 OK저축은행은 차지환의 쳐내기, 오데이, 디미트로프의 블로킹 등으로 10-6까지 앞섰고, 디미트로프와 전과인이 공격에서 힘을 내면서 18-15로 리드를 지켰다. 대한항공이 거세게 추격해와 23-23이 된 세트 막판에는 디미트로프가 백어택 대각 공격과 오픈 강타를 터뜨리며 한 세트를 만회하면서 경기장에는 '부산 갈매기'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대한항공 러셀.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대한항공은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승부처에서 러셀, 정지석 쌍포가 빛을 발했다. 러셀은 11-14로 뒤진 상황에서 임재영에 이어 잇따라 백어택과 서브 득점, 오픈 강타 등으로 시소 게임을 만들었다. 러셀은 전광인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하며 21-19 리드를 안겼고, 정지석은 잇따라 노련한 쳐내기와 연타 등으로 24-21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24-22에서 러셀이 강타로 2시간여 접전을 마무리했다.

러셀이 양 팀 최다 34점을 올렸고, 정지석이 22점으로 거들었다. 대한항공은 승점 12(4승 1패)로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디미트로프는 팀 최다 24점을 올렸지만 러셀과 화력에서 밀렸고, 전광인과 박창성이 22점을 합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OK저축은행은 2승 4패(승점 7)로 5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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