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의 안전벨트가 풀린 10대 소녀를 붙잡아 추락을 막은 부부가 '영웅'이라 불리며 화제되고 있다.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크리스 에빈스(44)와 캐시 에빈스(33) 등 부부는 10월 11일(현지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월드 오브 펀(world of fun) 놀이공원에서 주행하던 롤러코스터 맘바(Mamba) 위에서 안전벨트가 풀린 10대 소녀를 발견했다.
아내 캐시 에빈스는 "롤러코스터가 60m 높이에서 낙하하자, 남편 뒤에 앉아 있던 한 소녀가 '안전벨트가 풀렸다'는 비명을 질렀다"면서 "(소녀를 보니) 안전벨트가 소녀의 한발 치 앞에 있었다"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WP는 전했다.
월드 오브 펀 홈페이지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 롤러코스터 맘바는 급강하 시 시속 121km까지 가속한다.
에빈스 부부는 롤러코스터가 멈출 때까지 소녀가 좌석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즉각 행동에 나섰다. 롤러코스터 운행이 멈출 때까지 3분간 소녀를 좌석에 고정했다. 아내는 돌아서서 오른팔로 소녀의 다리를 잡았고, 남편은 왼팔로 소녀의 왼팔을 감싸안았다.
에빈스 부부는 소녀를 안심시켰다. 응급구조사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남편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소녀에게 "우리가 널 붙잡았단다. 이겨낼 수 있어. 조금만 견뎌"라고 안심시켰다고 회상했다.
기구가 멈춘 뒤 소녀는 다행히 무사했다. 아내는 "그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 소녀가 내 딸이고 내 아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였다고 WP에 밝혔다. 남편의 왼쪽 손목에는 소녀가 붙잡아 긁힌 손톱자국이 남았다.
에빈스 부부는 "우리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아이의 생명이 위험했을 것"이라고 했다. 미주리주 공공안전부 조사 결과, 맘바 열차 36개 안전벨트 중 약 20개가 불량으로 교체 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후 에반스 부부를 "영웅"이라고 칭찬하는 목소리가 SNS에서 확산했다. 이에 남편은 "도울 수 있어 다행이지만, 그런 상황이 생겼다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에빈스 부부는 놀이기구 안전 점검 결과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WP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