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1년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부산회담'에서 도출할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의 조치이다.
중국 상무부는 10일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미국이 2025년 11월 10일부터 1년간 중국의 해운·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를 유예한다는 내용을 감안해 2025년 11월 10일부터 발효되는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개사에 대한 대응조치 1년간 유예 결정'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14일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올리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면서 중국 국내의 조직 및 개인은 이들 5개 기업과의 거래, 협력 및 기타 활동을 금지한다고 공표했다.
중국 당국이 한국의 여러 조선사 가운데 한화오션을 콕집어 제재한 것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지난해말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앞장서고 있는 한화오션은 그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 등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자 중국 역시 미국산 선박에 더 높은 금액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해운·조선 분야에서도 미중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한화오션이 희생양이 된 셈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입항 수수료를 비롯해 희토류 수출통제, 펜타닐 관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합의안을 도출했고, 결국 이날 한화오션에 대한 제재도 유예하기로 결정됐다.
이와함께 중국은 이날 오후 1시 1분을 기해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15%,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 등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해온 조치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희토류와 갈륨·게르마늄·안티몬·흑연 등 핵심 광물 수출 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중단하는가 하면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을 재개하는 미국과의 합의내용을 이행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이날 0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을 기해 펜타닐 유통 문제로 중국에 부과했던 추가관세를 기존 20%에서 10%로 낮추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율은 평균 57%에서 47%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