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조업체 10곳 중 8곳 "레드오션"…신사업도 동력 상실

대구상의 "대기업 부품기지 역할에서 탈출해야"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대구 지역 제조기업이 시장 축소와 경쟁력 약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10일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 제조업체 302곳을 대상으로 '산업 경쟁력 인식 및 신사업 추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7%가 주력 제품의 시장이 포화 상태(성숙기), 26.3%는 시장이 축소되는 상태(쇠퇴기)라고 밝혔다.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는 '성장기'라는 응답은 14%, '도입기'라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시장 상황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신사업 추진 정체로 이어졌다.

응답 기업의 63.7%가 신사업 추진 계획이 없는 가운데 '시장성과 사업성에 대한 확신 부족'(43%)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흐린 시장 전망과 신사업 정체가 맞물리면서 향후 5년 간 주력 제품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38%를 차지했다.

지역 기업은 경쟁력 강화의 걸림돌로 비수도권이라는 제약을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60.9%는 비수도권 기업으로서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움'(47.7%), '자금 접근성 부족'(19.3%)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제조업 생산액의 전국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1999년 대구 제조업의 비중은 3%였으나, 2023년에는 2%로 감소했고, 생산액 증가율 역시 전국 평균인 3.57배를 밑도는 2.44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 기업은 연구개발비 등 자금 지원(39.1%), 산업 규제 및 제도 개선(25.7%),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강화 정책(19.0%)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대구 제조업이 완성품 수출보다는 대기업 부품기지 역할에 머무르며 성장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AI 융합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대구형 산업 대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상길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대구 제조업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지만, 미래차·로봇·의료기기·첨단소재 등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다. 지금이 산업 구조를 첨단화하고,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 대전환 정책을 실현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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