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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박재홍>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최근 국정원이 발표한 내년 3월 이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많이 거론되고 있지요. 또 APEC이 끝난 지 2주가 지났기 때문에 그 가능성 또 얼마나 심각하게 봐야 할지, 그리고 우리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지 짚어보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합니다. 장관님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예.
◇ 박재홍> 잘 지내셨지요?
◆ 정세현> 예.
◇ 박재홍> APEC 한 2주 지났습니다만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정세현> 나는 그 APEC 중에서 우선 미중 정상회담을 하게 만드는.
◇ 박재홍> 시진핑과 트럼프.
◆ 정세현> 시진핑 트럼프가 만나게 한 것이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고 또 하나는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서 윤석열 정부 때 완전히 망쳤던 한중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하는 것이 대단한 성과라고 봅니다. 특히 샤오미 핸드폰을 이거 보안되느냐는 식으로 질문했을 때 시진핑이 웃으면서 백도어 있는지 보라고 중국말로 호우멘이 뒷문이에요.
그러면서 웃는 걸 보고 저게 굉장히 위험한, 말하자면 썰렁 개그가 될 수 있었는데 그런데 시진핑이 웃으면서 답변하는 거 보고 저 두 사람의 케미가 기가 막히게 맞는구나. 거기서부터 저렇게 되면 정상회담 이후에 한중 관계 복원에 상당히 중국 쪽에서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느낌이 들어오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우선 K-pop 공연 그거 할 수 있도록 외교부 장관한테 바로 지시하지 않았어요? 한한령이 사실상 풀려나가는 거예요. 그것이 눈여겨 볼 대목이었었고.
또 하나가 지금 APEC을 계기로 해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데 관세 협상도 잘 됐지만 밀리지 않고 트럼프도 만족하고 또 우리 대통령도 만족한 그런 관세 협상의 토대 위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해 달라는 얘기를 하면서 중국하고 북한 때문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시진핑을 그다음 다음 날 만나게 돼 있는 그런 상황에서 중국을 거론하는 거 보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그 대목에서 트럼프가 이재명 대통령을 믿고 좋다. 기술 주마 하는 식으로 됐단 말이야. 그러니까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게 되면 우리는 사실상 해군 강국이 되는 거고 또 더구나 국방비 증액을 많이 하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미국이 하라고 해서 하는 걸로 외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사실 그게 한국이 군사 강국으로 군사 대국으로 나가는 디딤돌이죠.
거기다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 찾아오겠다고 지금 대통령이 벼르고 있으니까 임기 중에 찾아오리라고 봐요. 국방부 장관도 그 얘기를 했다고 그러는데 어찌 됐든 핵잠수함 얘기 그다음에 미국으로부터 약속 받아낸 거 한중 관계 복원의 전기를 마련한 거 그다음에 관세 협상에서 밀리지 않고 그야말로 경제적 합리성과 국익을 최대한 챙기는 그런 계기가 되었다는 거. 그러면서 그걸 계기로 해서 한국 외교의 지평이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지평이 넓어졌다. 회복을 넘어 지평이 넓어졌다. 몇 점 주시겠어요? 우리 장관님께서는.
◆ 정세현> 99점 줘야죠. 그동안에 다자회담 한국에서도 몇 번 있었는데 예를 들면 20년 전 2000년 노무현 대통령 때 있었던 APEC 회의 같은 그때는 사실은 이렇게 핫이슈는 없었어요. 그런데 그사이에 10년 20년 동안에 중국 경제력이 미국의 턱밑까지 올라오면서 미중 갈등이 2013년부터 본격화되지 않았어요? 아태 전략이니 이런 것이 나오고. 그런 와중에 미국과 중국 사이를 그야말로 이 외줄타기 하는 식으로 균형을 잡으면서 가야 되거든요.
그러면서 미국도 만족을 시키고 중국도 만족을 시키고 그러면서 중국에서 받을 거 한한령 해제, 아주 해제로 가는 건 아니지만 디딤돌을 놨다. 그거는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에 내가 정부에서 일을 77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했으니까 많이 봤는데 이번처럼 어찌 이렇게 그야말로 패가 그냥 1타 3피 됐다.
◇ 박재홍> 하나 때리니까 미국 일본 중국 3장이 넘어가더라. 그런데 아까 잠수함 말씀하셨는데요. 이게 핵추진 잠수함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냐. 일각에서는 또 요즘같이 어떤 군사력이 고도화된 시점에서는 다른 것으로도 전환할 수가 있는데 너무 또 거기에 비용 많이 들어가면 오히려 안 좋은 거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어서요.
◆ 정세현> 그런데 비용보다는 우리가 비용을 걱정할 정도의 경제력은 아닙니다. GDP 면에서 한 10위권이 돼 있고 군사력도 지금 미국 러시아 중국 그다음에 인도 한국 영국 프랑스 이렇게 내려가잖아요. 군사 5대가 공개됐는데 또 무기 수출 면에서도 지금 4대 수출국이 됐단 말이에요. 요즘 뉴스 보면 폴란드에서 한국 k2 전차니 무슨 k9 자주포니 이런 것들을 많이 사가고 그런다고 그러는데 다른 나라들에서도 지금 유럽 국가들이 체코 슬로바키아 그쪽에서도 한국 무기 사려고 애를 쓴다고 그러고 군사 강국이 돼 가는 그런 상황에서 핵잠수함을 갖추게 되면 북한이 국방부 장관은 지금 김정은이 우리 핵잠수함 때문에 잠 못 잘 거라는 얘기를 했는데 잠을 못 잘 것까지는 없지만 이 남북 간의 군비 경쟁에 끌려 들어가면 북한 경제는 주저앉습니다.
과거에 미소 냉전 시대에 미소 군비 경쟁이 나중에는 우주 경쟁으로 갔거든요. 그런데 따라가다가 소련이 결국 손을 들었어요. 우주 경쟁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데 미국하고 군비 경쟁하다가 우주 경쟁까지 포기를 못 하고 따라가다 보니까 인민 경제가 주저앉아버린 거예요. 말하자면 국민들이 못 살게 된 겁니다. 군사력은 엄청나게 커지는데.
북한이 지금 한국과의 그런 군비 경쟁에 끌려 들어올 수도 없고 지금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내부 인민 경제는 형편이 없는데 그래서 지금은 남한과 무슨 대한민국과 마주할 이유가 없다고 그러지만 이재명 정부 이내에 군사 문제 때문에도 결국 군비 경쟁에 끌려 들어갈 수 없는 관계로 소위 남북 간에 긴장 완화 내지는 경제 협력 쪽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틀을 지금 말하자면 에워싸는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어떤 안보적인 이슈도 있습니다만 어떤 여러 가지 군비 경쟁 그 구도 속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 정세현> 북한이 그러니까 군비 경쟁을 따라올 수가 없는 형편이에요. 내부적으로.
◇ 박재홍> 그런데 이 핵추진 잠수함을 어디서 그럼 만들 것이냐 이건데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만들 것이다 이렇게 입장인데 미국에서는 또 미국에서 만들어라 이런 게 논란인 것 같아요.
◆ 정세현> 핵연료 공급 문제인데 우리 한국이 이미 잠수함 만드는 기술은 충분히 지금 발전했고 현대중공업이나 그다음에 한화가 옛날에 대우조선을 인수해서 한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핵연료 기술을 달라고 그랬지 잠수함 만들어 달라고 한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로서는 지금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에서 그걸 만들라고 그러는데 자기 고용 창출을 위해서 그 얘기를 하지만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지금 특히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위성락 실장이 그건 한국에서 만들 거라고 얘기하는 거 보니까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 조선소에서 만들라고 얘기를 했을지언정 그게 효율적이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어느 세월에 그걸 말하자면 거기 가서 우리가 잠수함을 만드는, 새로 만들어야 되니까 잠수함 기지를 우리 잠수함 공장을 필리 조선소로 옮기라는 얘기밖에 안 되는데 그 짓을 못 하는 거지.
그러니까 협상에서 우리가 떼를 쓰면 결국은. 지금 잠수함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라 잠수함을 우리가 다 만들어서 디젤 잠수함을 하려고 하는 건데 연료만 공급해 달라고 그랬거든. 연료 공급해 주면 우리가 얼마든지 원자로 만들어서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연료 공급 문제인데 미국의 에너지부가 어떻게 보면 국무부보다 훨씬 더 보수적입니다.
그전에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지어줄 때도 국무부는 척척 잘 되는데 90년대 클린턴 정부 김영삼 정부 때죠. 그때는 제가 청와대 일을 했었는데 그때 에너지부가 애를 많이 먹이더라고. 또 웨스팅하우스는 완전히 자기네가 납품해야 된다고 그러고. 우리가 우기고 우겨서 코리안 스탠다드라는 걸 우겨서 최종적으로 핵심 부품은 웨스팅하우스 거 쓰지만 나머지 무슨 토목 공사 같은 것은 우리가 다 하는데 웨스팅하우스트가 처음부터 공사를 도맡을 수 없다고 버텨서 해결했죠. 이번에도 에너지부의 고비를 넘기는 문제가 남아 있는데 아마 조심스러운 위성락 실장이 우리가 만든다고 얘기하는 거 보면 8부 능선은 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미국 국무부도 있고 에너지부도 있고 상무부도 있고 또 미국 행정부 각 부처도 약간의 의견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안에서 또 우리 정부가 지혜롭게 공간을 만들 상황인 것 같고요. 이런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 얘기가 나왔어요. 일단 국정원에서 지난 4일에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내용인 것 같아요. 북한이 북미 회동을 대비한 동향이 확인됐다. 그리고 내년 3월쯤에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장관님 판단하시기에 어떻습니까?
◆ 정세현> 내가 이미 정부 밖에 있다 보니까 판문점 동향을 몰랐는데 통일부에서 지금 판문점에 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판문점에 나와 있는 병사들이 판문각 앞에 계단을 청소하고 더구나 거기도 향나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그럼 가지치기를 하는 걸 보고는 그렇다면 트럼프가 분계선을 북쪽으로 넘어가서 김정은과 회담을 하리라는 예측을 했었죠.
그런데 26일 날까지는 트럼프가 그전에 했던 핵보유국,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얘기까지밖에 안 했고 핵 보유를 인정한 거죠. 그다음에 핵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완전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니까 동결하고 비확산을 요구하고 NPT로 돌아오는 정도로 북한을 끌어들이려고 했는데 그거 가지고는 내가 못 나가지 하는 식으로 김정은이가 버티는 상징이 뭐였었냐 하면 최선희 외무상을 갑자기 러시아로 보낸 거예요. 26일에.
26일에 러시아로 갔다고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27일에 일본으로 떠나면서 비행기 타면서 김정은이 판문점으로 나오면 내가 대북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카드를 또 하나 깐 거예요. 그런데 그거 가지고 안 나오더라고. 그래서 나는 제재 해제까지 끌어냈으면 그다음부터 조금만 더 와. 북한이 지금 무엇을 끌어내기 위해서 이번에 나오지 않고 버텼는가. 아마도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해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해 주겠다고, 북미 수교해 주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다음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주겠다. 그러니까 그 얘기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북한 치지 않겠다는 얘기입니다. 위협도 하지 않겠다.
그다음에 한반도 비핵화 그때 약속을 했는데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이 그동안에 핵무기를 많이 개발해서 트럼프로 하여금 북한은 사실상 일종의 핵보유국이 됐다는 발언을 하게 만들었으니까 비핵화는 그런 북미 간에 더 이상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그러면 김정은으로서는 싱가포르 시즌 2로 시작하자고 지금 떼를 쓰는 중이라고 나는 봅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북미 수교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달라.
◇ 박재홍> 북미 수교가 일단 가장 중요한 요건 중에 하나다.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북미 수교가 되면 정치적으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면 군사적으로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지 않겠다는 약속인데 그렇게 되면 김정은으로서는 마음 놓고 경제 개발을 위한 대외 개방도 할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중국이 79년 1월부터 지금 개방 계획을 시작할 때 사실은 79년 1월 1일 수교를 했습니다. 중미 수교. 6.25 때 전쟁을 했던 나라 아니에요. 그다음에 베트남도 9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방개혁을 시작했는데 베트남 도이 머이라는 게 베트남판 개방개혁인데 그게 수교가 되면서 본격화됐어요.
그러니까 김정은도 북미 수교를 해줘야만 미국이 수교해 주면 자기네들 마음대로 개방개혁을 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다 하는 계산하고 트럼프가 저렇게 노벨 평화상 때문에 몸이 달아 있으면 조금만 더 세게 해서 말하자면 걸어서 싱가포르 시즌 2 그러니까 북미 수교 얘기를 다시 재논의해서 말하자면 연락사무소 개설 같은 것까지 보장해 주겠다는 그런 식의 얘기가 나가야만 내년 3월이든지 4월이든지 나오리라고 봅니다.
◇ 박재홍> 북미 수교가 가장 중요한 목적일 것이다?
◆ 정세현> 저는 그렇게 봐요. 그러니까 우리 국정원에서는 뭘 보고 지금 내년 3월이라고 얘기했는지 모르지만 거기 보니까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데 그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훈련 전에 할 수도 있고 끝난 직후에 할 수도 있다고 그러는데 그전에 제 경험으로 보면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으면 그때는 안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SCM에서 내년 한미 연합훈련을 어떻게 했는지 아직 발표를 안 하는 것 같은데 아마 규모를 현저하게 축소하면 북한은 그 정도 되면 훈련이 지나고 난 뒤에 나올 수 있고 그러니까 평양을 먼저 갔다가 4월에 미중 정상회담하러 갈지 어차피 트럼프는 비행기 타고 다니니까.
김정은으로서는 판문점에서 만나는 것보다 판문점까지 내려가서 트럼프하고 만나서 사진 찍는 것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내려서 김정은 위원장이 마치 2000년 6월 13일 김정일 위원장이 비행기에서 내린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해서 악수하는 그런 장면의 사진이 대내 정치적으로 필요할 겁니다. 세계 최강의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러 평양까지 왔다. 그만큼 우리 최고 지도자가 격이 올라갔다 아마 노동신문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그런데 그것도 북미 수교에 대한 메시지가 나가지 않으면 그건 비행기 내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거예요.
◇ 박재홍>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 또 북한을 움직이려면 내년 3월에 있을 한미 연합훈련이 분기점이 될 텐데.
◆ 정세현>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가 지휘소 훈련 CPX 정도로 그친다면 북한으로서는 훈련 때문에 안 나오고 그럴 일은 없죠.
◇ 박재홍> 워 게임 정도 하면 된다?
◆ 정세현> 그렇죠. 워 게임이죠.
◇ 박재홍> 그런데 정동영 장관은 실현을 위해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 말씀을 하던데 그러면 정동영 장관의 말도 이게 아예 하지 말자는 것보다는 대폭으로 줄여서 북한의 어떤 메시지가 갈 정도 수준은 돼야 한다.
◆ 정세현> 그러니까 그전에 경험 보면 그러니까 훈련을 안 하면 제일 좋고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도 그런 얘기 많이 합니다. 훈련을 안 하면 제일 좋고 규모라도 축소해서 우리가 거기에 별로 그렇게 없는 기름 써가면서 탱크 굴리고 말이야 비행기 띄우고 배 띄우고 이렇게 안 하면 그만큼 기름은 우리는 남는 겁니다.
◇ 박재홍> 그렇죠. 우리도 남죠.
◆ 정세현> 우리는 1억 톤을 넘게 사다 쓰는데 그때만 해도 북한은 100만 톤을 못 샀었어요. 돈이 없으니까. 그런데 지금 유엔 대북 제재 때문에 40만 톤까지밖에 못 쓴단 말이에요. 그러면 40만 톤이면 그때 100만 톤 쓸 때도 군사적으로 돌려 쓰는 것이 40만 톤이었었어요. 나머지는 말하자면 김정일이나 이런 높은 사람들 승용차 움직여야 되고 거기도 버스는 있으니까 민생 쪽에 쓰는 게 60만 톤 그다음에 군사적으로 쓰는 게 40만 톤이었는데 그 40만 톤을 안 써도 되는 상황이 되면 그건 민생 경제를 돌릴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규모를 줄여주면 한미 연합 훈련 때문에 겁나서 회담 못 하겠다는 얘기는 안 할 거예요. 아마 국정원에서 얘기할 때는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짐작이 갑니다.
◇ 박재홍> 그만큼 또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이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인데 일단 그럼 트럼프의 의지가 어느 정도 될 것이냐.
◆ 정세현> 아니, 사람들 말로는 훈련을 하면 가만히 그냥 그러니까 말하자면 경제적으로 그대로 남는 기름이 없어지는 것이 아깝기도 하지만 솔직한 얘기로 비행기 뜨고 전략자산 뜨고 그냥 이렇게 되면 엄청나게 많은 부대가 미국에서 미군이 실제로 한국에 와서 휴전선 가까이 막 밀고 올라오고 하면 자기는 오금이 저린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살림이 어려워서 겁도 나지만 제대로 대응 못 하니까. 우리 비행기 마음대로 띄우지만 비행기 거기는 나는 옛날에 오산 공군작전사령부에 한번 가봤는데 처음에 빠빠빠빠 떴다가 그냥 그대로 내려가더라고요. 저게 뭐냐 그랬더니 저게 지금 전투기가 떴다가 그냥 내리는 정도밖에 못 합니다. 기름이 없어서. 우리는 빙 한 바퀴 도는데. 그런 정도이기 때문에 그래서도 연합훈련을 두려워해요.
◇ 박재홍> 그렇죠. 우리 공군들은 하늘에 떠서 막 기동 훈련도 하고 추적 훈련도 하고 하는데.
◆ 정세현> 독도 돌아서 오고 제주도로 가서 군산공항 들어가고.
◇ 박재홍> 이 사이에 그러면 트럼프가 얼마나 그걸 원하고 있을 것이냐. 북미 수교를 할 정도까지 카드를 내어줄 정도까지 하고 싶어 할 것이냐.
◆ 정세현> 그런데 자기가 2018년 6월 12일에 이미 한 번 약속했던 거 아닙니까? 했는데 그 당시에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사실 CIA 국장 하다 들어온 사람 아니에요. 나는 미국 사람들 듣기 싫어하는 얘기지만 CIA 그다음에 국무부 국방부에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군산복합체하고 밀접한 소위 연계가 있는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정부에 들어갔다 나왔다가 연구소에 갔다가 하다가 다시 또 정권 잡으면 들어가고 하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지 간에 동북아시아 지역의 한국이라는 무기 시장이 더 커져야만 되지 남북 간에 평화가 와서 무기 판매가 줄어드는 일은 우리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거하고 똑같은 자기네 일자리가 줄어드는, 말하자면 이해관계 문제입니다.
그래서 폼페이오가 그때 대통령이 합의해 놓은 것을 다 뭉개버린 셈이에요. 김정은은 그때 실망을 많이 했을 거예요, 트럼프한테. 큰소리는 잘 치는데 나중에 장관이 이상하게 이 일을 망쳐 놓는 것을 조정도 못 하더라. 기껏 해서 무슨 이듬해 또 어떻게 잘될 것처럼 기대를 걸고 66시간을 기차를 타고 하노이까지 갔더니 결국 나중에 볼튼을 집어넣어서 판을 깨고 그 배후에 또 아베 신조가 있었다는 게 나중에 다 신문에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또 합의해 봤자 루비오가 또 트럼프 못지않게 장난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러니까 아마도 북미 수교 얘기도 나가봐야 되겠지만 나중에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사항을 실무 장관들이 제대로 이행하도록 내가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것도 아마 정상회담에서는 약속을 받으려고 할 겁니다.
◇ 박재홍> 우리의 역할 그러니까 우리 이재명 대통령이 페이스 메이커 하겠다. 미국은 피스 메이커 하셔라, 트럼프는. 페이스 메이커로 하면 우리는 중간에 어떤 역할을 합니까?
◆ 정세현> 그래서 그게 핵심인데 페이스 메이커가 해야 될 일은 미국이 어디까지 어떤 선물 보따리를 만들어야만 김정은이 나오게 돼 있다.
◇ 박재홍> 정보?
◆ 정세현> 그런데 제가 그동안에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 또 한미 협력도 해 봤지만 미 국무부 국무성 안에 있는 한국 코리아 데스크에 있는 사람들이 노동신문을 못 읽습니다. 읽을 필요가 없지. 한국에서 다 정리해서 영어로 번역해서 주면 그거 토대로 해서 자기네 대책 세우면 된대요. 그런데 사실은 북한 같은 나라는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소위 공식적인 의사 표명과 소위 행간에 숨어 있는 리얼 인텐션이 다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조건절을 만드는데 어떤 조건을 붙이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말은 저렇게 하지만 말하자면 우리가 반대급부를 뭘 보장해 주면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읽어낼 수가 있어요.
그래서 미국의 대북 정책 수립할 때는 저희들끼리만 하지 말고 우리 외교부하고만 하지 말고 북한을 오랫동안 상대해 왔던 소위 국정원이나 통일부에 있는 북한 전문가들을 같이 끼워서 패키지를 만들어줘야 돼요. 페이스 메이커가 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부나 안보실에만 맡기지 말고 국정원하고 통일부 사람들이 같이해서 김정은이가 무엇을 바라는지 그 속내를 읽어내는 작업부터 해야 됩니다.
◇ 박재홍> 중요한 포인트네요. 우리 정부가 북한의 속내를 잘 읽어서 미국에 전달해 줘야 된다.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