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女神의 눈물' 이미래 "정신적 고통 너무 컸어요" 5시즌 슬럼프 딛고 화려한 부활

이미래가 10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26시즌 7차 투어 '국민의 행복쉼터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PBA

원조 당구 여신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미래(29∙하이원리조트)가 무려 5시즌 만에 프로당구(PBA) 정상을 탈환했다.

이미래는 10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26시즌 7차 투어 '국민의 행복쉼터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에서 이우경(에스와이)을 눌렀다. 풀 세트 접전 끝에 4-3(11:9, 3:11, 3:11, 11:4, 8:11, 11:1, 9:3) 대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020-21시즌 5차 투어인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이후 5시즌 만의 우승이다. 44개 투어 만에 정상에 등극한 이미래는 통산 5회 우승으로 여자부 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극적인 역전 우승이었다. 이미래는 첫 세트를 따냈지만 2, 3세트를 내준 데 이어 세트 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도 8-11로 잃으면서 벼랑에 몰렸다.

하지만 이미래는 6세트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초반 3이닝 동안 8점을 몰아친 이미래는 9이닝 만에 10점 차로 세트를 따냈다. 여세를 몰아 7세트에서 3이닝 4점, 5이닝에서 3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은 뒤 5이닝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결승에서 신중하게 라인을 읽고 있는 이미래. PBA


너무나 길었던 5번째 우승이었다. 이미래는 PBA 출범 이전부터 '여자 3쿠션의 미래'로 불렸고, 이후 13개 PBA 투어에서 4번 우승, 특히 2020-21시즌 3~5차 투어를 연속 제패했다. 당시 최다 우승, 최초 3연속 우승의 기록을 썼다.

여기에 이미래는 팀 리그 첫 시즌 TS샴푸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까지 이미래는 당구 여신으로 PBA 초창기 인기몰이에 앞장섰다.

하지만 이미래는 이후 긴 침체에 빠졌다. 2022-23시즌 개막전에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와 풀 세트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문 게 마지막 결승 진출이었다. 5시즌 동안 4강만 4번에 머물렀다.

그 사이 PBA 여자부는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 스롱의 양강 구도가 이어졌다. 원조 당구 여신은 서서히 잊혀져 가는 듯했다.

마음고생도 심했다. 우승 뒤 이미래가 눈물을 펑펑 쏟은 이유다. 이미래는 "이전 결승 진출 이후 3시즌 동안 동안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이 노력했지만 정말 쉽지가 않았다"면서 "운동 선수로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정말 이루어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5시즌 만에 우승컵을 안고 기뻐하는 이미래. PBA


5시즌 만에 이미래는 당당히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좌절하지 않고 마음의 짐을 넘어선 결과물이다. 이미래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다 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책을 선물 받았는데 읽으면서 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회 중 '내 것만 하면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루틴을 지키며 경기를 했다"면서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져야 하는데, 아직 20% 정도인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있었다. 이미래는 "부상도 있었고 당구를 칠 때 손목을 많이 사용하다 보면 통증이 있는데 학교 선배에게 메디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면서 "당구가 학문적으로 연구된 게 많이 없어서 스스로 공부하고 알아보는데 스트로크를 할 때 어떤 부위가 쓰이는지 파악해서 운동한다"고 전했다.

고통이 길었기에 더 이상 방심은 없다. 이미래는 "계속 잘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한계를 넘어서야, 그때부터는 계속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채찍질했다. 이어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고 싶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우승이 앞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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