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으로 감사원장 탄핵 소추를 겪었던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다"면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이날 감사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지난 4년을 회고하며 "모든 일이 순탄치만은 않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며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오랜 기간 이어졌으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둘러싼 오해와 논란 속에서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라는 전례 없는 상황도 겪었다"고 말했다.
최 감사원장은 이어 "때로는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감사원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으며 그 길을 선택해 왔기에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최 감사원장은 "그 과정에서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감사원장으로서 맨 앞에서 외풍을 맞으면서도 감사원의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떠나는 지금 홀가분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그러나 최 원장은 "감사원을 떠나는 지금 홀가분하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며 "앞으로 감사원이 풀어내야 할 국가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우리 안팎의 갈등과 오해 또한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러면서 '존이구동(尊異求同) 화이부동(和而不同)'의 한자 성어를 인용해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차이를 존중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 그 속에서도 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을 때 어떤 난관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지난 2021년 11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 최 원장은 지난 1963년 감사원 개원이후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감사원장직에 오른 사례이다.
최 원장은 지난해 12월 5일 비상계엄 직후 '부실감사 및 표적감사'를 이유로 국회에서 소추안이 통과돼 탄핵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후 100일 가까이 직무가 정지됐으나 지난 3월 13일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업무에 복귀했다.
최 원장은 임기 중에 출생 미신고 아동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 유도, 기관 정기 감사 내실화와 감사인 헌장 제정, 공공감사기준 전면 개정, 전략적 감사기획 시스템 마련, 미래지향형 예방감사 확대 등을 성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