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송형곤 의원(더불어민주당, 고흥 1)은 최근 열린 전남도 건설교통국 행정사무 감사에서 "지방도의 갓길 폭이 기껏 20cm도 안 되는 곳이 많다"며, 도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갓길 실태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력히 지적했다.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12조를 보면, 지방지역 설계속도 60km 미만은 갓길 폭 1m 이상, 60~80km 미만은 1.5m 이상을 확보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도로에서는 갓길정비 및 배수로가 설치되지 않아 토사나 잡목이 도로로 침범하고, 차선이 보이지 않거나 차량이 중앙선을 넘을 수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송형곤 의원은 "갓길이 손 한뼘(20cm) 남짓에 불과한 도로에서는 보행자와 차량이 마주치면 중앙선을 넘지 않고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운전자는 불안을 느끼고, 보행자는 늘 생명을 걸고 길을 걷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도내 지방도 갓길 구간은 222개 지구, 162km 중 정비 완료가 122개 지구, 약 74km로 전체의 46%에 불과하다"며 "게다가 편도 기준이라면 사실상 절반도 안 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극한 호우 시 갓길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도로가 침수되고, 운전자가 물웅덩이를 피해 중앙선을 침범하는 위험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갓길이 단순한 부속공간이 아닌, 도민 생명을 지키는 안전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 의원은 "아무리 오래된 도로라 해도 도민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다니는 현실을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방치해선 안 된다"며 "건설교통국은 갓길 정비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해 도민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안전한 도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문인기 건설교통국장은 "지방도 갓길의 안전 확보를 위해 전반적인 실태를 검토하고, 토사나 잡목이 침범한 구간은 시·군과 협력해 우선 정비를 추진하겠다"며 "배수 불량 등 동일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향후 신규 도로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 측구(L형) 설치 반영 등 갓길정비에 힘쓰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