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전정보 이용 의혹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이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 청장의 퇴진으로 '무주공산'이 된 사상구 선거판은 여야 후보군이 급부상하며 일찌감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상구민께 사과… 1억 8천만 원 기부하겠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구청장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선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그는 괘법1구역 재개발지역 주택 매입에 대해 "70세 이후에도 사상구에 거주하려는 실거주 목적이었다"며 "부동산 투기나 사적 이익을 챙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의 제명 결정에 대해 "공직자로서 의심을 야기할 수 있다며 최고 수위 징계를 내린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오히려 정치적 선택의 폭을 넓혀준 셈"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지를 분명히 하며 "구민의 선택으로 다시 구청장이 된다면 문제된 주택 매입금 1억 8천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공천경쟁 급가열… 윤태한·김창석·서복현 '3파전'
조 청장의 제명으로 여당 공천구도는 조기 과열 양상에 접어들었다.사상구는 애초 "물갈이 지역"으로 분류돼 관심이 높았던 곳으로, 윤태한(사상1)·김창석(사상2) 부산시의원, 서복현 경남정보대 교수가 주요 후보군으로 부상했다.윤태한 의원은 지역 밀착형 의정활동으로, 김창석 의원은 장제원 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정무감각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복현 교수 역시 장 전 의원 비서관과 사상당협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조직운영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꼽힌다.
윤숙희 구의원, 송호경 전 사무국장까지 거론되면서 다자구도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공정한 공천과 신뢰 회복"을 내세워 내부 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민주당도 출마 채비… "사상은 부산 선거 전초전"
더불어민주당 역시 조 청장 제명 이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가장 유력한 후보는 서태경 사상지역위원장으로, 그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지역위원장 취임 이후 조직 강화에 주력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김대근 전 사상구청장과 김부민 전 시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대근 전 구청장은 2018년 구청장으로 당선됐으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직위 상실됐고 이후 사면·복권됐다.
정치권에서는 "사상구는 부산 서부권의 핵심 지역으로 인물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의 '부산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조병길 변수로 선거판 '격랑'… 향후 구도 촉각
현직 구청장의 제명과 즉각적인 출마 선언으로 사상구는 여야 모두 "새로운 얼굴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조 청장의 등판이 보수·진보 진영의 구도 형성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정치권의 시선이 사상구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