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목천읍에 위치한 흑성산에 10만여평 규모의 수목장 조성 사업이 추진되면서 인근 주민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수목장반대추진위원회(회장 김언중)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목천읍 지산리 5-4번지 일원에 31만 941㎡ 규모의 수목장 조성을 위한 사업허가신청이 시에 접수됐다.
수목장 사업을 추진한 A재단법인은 3차례 허가신청을 냈지만 서류미비 등의 이유로 반려되거나 불허됐다. 이에 불복한 A사는 시를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는 시가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는 A사가 승소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시는 지난 2023년 상고했지만 지난해 2월 기각되면서 A사의 승소가 확정됐다.
수목장 조성이 본격화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근 주민들은 교통 혼잡은 물론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목장반대추진위원회는 이날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흑성산은 역사적인 독립의 성지와 같은 곳으로 독립기념관을 품고 있다"면서 "또 일출명소가 있어 전망대는 물론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는데 이런 곳에 수목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수목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집값은 하락하고 비좁은 시골길에 폭발적인 교통량이 발생해 교통지옥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농약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 등 지역 주민들의 식수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안시가 주민 고통을 헤아리고 주민들과 협의라도 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목장 인근에 사는 주민 B씨는 "집을 짓고 2020년 5월에 이사를 왔는데 1년도 안돼 수목장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여기에 뼈를 묻고 평생을 살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수목장이 들어선다고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추진위는 수목장과 인접해 있는 우유회사와 생수회사 등도 수목장 조성에 반대하고 있어 공청회 개최와 집회 등에 함께 힘을 모을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23년 시행한 '천안시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고지 조례'를 보면 주민 갈등이 예상되는 시설의 인·허가 신청 접수 시 예정지 주변 주민에게 이를 알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갈등유발시설에는 화장장과 봉안당, 동물화장장, 장례식장 등은 포함됐지만 수목장 등 자연장지는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