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에 집단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을 두고 연일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외교부가 이번에는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다.
14일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쑨웨이둥 외무부 부부장(차관)이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 대사를 초치해 다카이치 총리의 중국 관련 잘못된 언행에 관해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했다"고 밝혔다.
쑨 부부장은 가나스기 대사에게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의회에서 대만에 대해 노골적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하며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이러한 발언의 성격과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거듭 강력히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하며 일본에 강력한 항의와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쑨 부부장은 "다카아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극히 잘못되고 위험하며, 중국 내정에 대한 심각한 간섭이고,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면서 "14억 중국 인민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대만 반환 80주년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뒤 "80년 전, 영웅적인 중국 인민은 14년간의 피비린내 나는 투쟁 끝에 일본 침략군을 물리쳤다"며 "80년이 지난 오늘, 만약 누구든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의 통일 사업에 감히 간섭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강력히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본이 과거 범죄를 깊이 반성하고, 잘못을 즉시 바로잡고, 악랄한 발언을 철회하며, 더 이상 잘못된 길로 가지 않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 모든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린젠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만약 일본이 감히 대만해협 정세에 무력으로 개입해 침략행위를 구성한다면, 중국은 정면으로 거세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 불장난을 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외교적 결례에 해당하는 극언을 써가며 다카이치 총리를 비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일본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해협)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오면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무언가 무력을 행사하는 사태도 가정할 수 있다"며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나 지역이 공격받아 일본이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하며, 이 경우에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역대 일본 총리들 가운데 대만 유사시가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다카이치 총리가 유일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반중, 친대만 성향을 드러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