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 뉴진스, 항소 안 했다…"전속계약 유효" 판결 확정

그룹 뉴진스. 왼쪽부터 다니엘, 해린, 하니, 혜인, 민지. 어도어 제공

가처분에 이어 전속계약 소송에서도 줄줄이 패소한 그룹 뉴진스(NewJeans)가 항소장을 내지 않아 어도어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5인 전원이 어도어와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어도어는 멤버 개별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알렸다.

14일 법조계와 가요계에 따르면, 뉴진스(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는 항소장 제출 시한인 오늘(14일) 0시까지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이로써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회일 부장판사)가 지난달 30일 내린 원고 승소 판결 1심이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어도어와 뉴진스 사이의 신뢰관계가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돼 전속계약의 해지 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소송 비용도 뉴진스가 부담하도록 했다.

현재 뉴진스의 소속사는 어도어이고, 양쪽이 맺은 전속계약은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는 어도어 '승소'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뉴진스의 항소 포기로 1심이 확정됨에 따라, 해당 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나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배척할 수 없다는 점을 여러 사건에서 주장할 수 있게 됐다.

패소한 후, 뉴진스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 세종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나, 이미 어도어와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현 상황에서 어도어로 복귀하여 정상적인 연예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즉각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결국 항소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어도어는 뉴진스 해린과 혜인이 어도어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가족과 심사숙고하고, 어도어와도 충분히 논의한 끝에 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전속계약을 준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1심 선고 13일 만이었다.

5인 중 2인이 먼저 복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민지·하니·다니엘의 거취에 귀추가 주목됐다. 세 사람은 같은 날 저녁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한일 김성순-김유리 변호사를 통해 일부 취재진에게 문자를 돌려 "신중한 상의를 거쳐 어도어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멤버가 현재 남극에 있어 전달이 늦게 되었는데 현재 어도어가 회신이 없어 부득이하게 별도로 입장을 알리게 되었다"라며 어도어에 책임을 지우는 내용을 노출해 앞선 2인과 온도 차를 보였다.

최근 새로운 연예 기획사 오케이를 설립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연합뉴스

이후 해린과 혜인은 일주일 전부터 복귀 의사를 전하고 소속사와 의견을 조율하면서 전속계약 소송 항소 마감에 맞춰 12일 발표했으나, 나머지 3인은 소속사와 사전 조율 없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입장을 냈다는 문화일보 보도가 나왔다. 남극에 가 있는 멤버를 제외한 4인이 이도경 어도어 대표와 지난 11일 만났다는 연합뉴스 보도도 이어졌다.

3인의 '복귀 통보'를 두고 어도어는 CBS노컷뉴스에 "세 명 멤버 복귀 의사에 대해 진의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멤버분들과 개별 면담 일정을 조율 중으로, 원활한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뉴진스는 그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해임을 반대하고,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소송에서 민 전 대표를 위한 탄원서를 쓰고 '학교폭력 가해자' 등의 표현을 빌려 하이브 경영진을 비난하는 등 민 전 대표와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여왔다. 하지만 1년 가까운 법정 다툼과 공개적인 자리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바를 꺾고 '민희진 없는 어도어'로 돌아가게 됐다.

멤버 5인 전원이 복귀 의사를 밝히자, 민 전 대표는 13일 공식입장을 내어 "멤버들이 함께 복귀하기로 한 결정은 깊은 고민과 대화를 거쳐 내린 선택일 것이다. 저는 그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서로를 지키기 위해 다시 손을 잡은 멤버들의 용기를 소중히 생각한다"라고 알렸다.

민 전 대표는 "저는 어디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든 뉴진스는 5명으로서 온전히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멤버들이 더 단단해지고, 더 나은 뉴진스가 되길 바라며 무엇보다 5명 멤버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달 중순 '오케이'(ooak)라는 새로운 연예 기획사를 설립해 새출발을 예고했다.

한편, 다시 현 소속사 어도어와 함께하겠다고 한 뉴진스의 발표를 바라보는 반응은 제각각이다. 민 전 대표뿐 아니라 뉴진스 역시 다른 아티스트 실명을 직접 언급하며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해왔다. 재판에 직접 출석해 르세라핌(LE SSERAFIM)보다 데뷔가 밀렸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이브의 어도어 및 본인 감사를 '보복성 표적 감사'로 몰며 이 사태가 일어나게 된 것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이 뉴진스를 표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민 전 대표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했다. 하니는 아일릿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했다며 아이돌 괴롭힘 논란으로 국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했으며, 민 전 대표가 없는 어도어로 돌아갈 수 없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사안의 본질과 무관한 다른 아티스트를 직접 거론함으로써, 해당 팀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겼고 여기에 뉴진스의 책임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아티스트와 팬덤에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반응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르세라핌 팬덤은 오늘(14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 시위성 트럭을 보냈다. "진짜 가해자 팥쥐와 진짜 피해자 르세라핌 무조건 분리하라" "대퓨님(민희진)이 미룬 데뷔 순서 애먼 르세라핌에 화풀이? 이게 진짜 직장 내 괴롭힘" "법정에서도 거짓말 르세라핌 음해한 X진스 하이브는 반드시 분리하라" 등의 문구로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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