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머니리셋'을 만드는 이유…한국은 침투하기 편한 나라[경제적본능]


비트코인과 스테이블 코인의 본질적 차이

비트코인은 처음엔 '화폐 실험'으로 나왔지만 현재는 변동성이 큰 디지털 자산으로 쓰인다. 가격 등락이 너무 커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기 어렵고, 테슬라 결제 사례처럼 실시간 가격 변동이 치명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법정화폐 가치에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투자 목적보다는 교환·결제 기능을 위한 디지털 화폐에 가깝다.

스테이블 코인은 자산이 아니라 수단

스테이블 코인은 디지털 달러 성격이 강하며 가격이 변하지 않아 자산적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 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 세계적으로 달러를 자산적 목적만으로 사는 경우가 드물듯, 스테이블 코인 역시 교환·결제 수단에 가깝다.

비트코인의 내구성: "사라질 것"이라는 회의론의 종말

15년 동안 비트코인은 여러 위기에도 생존했고, 그 자체가 신뢰의 기반이 됐다. 과거에는 가격 폭락 때 "이제 없어진다"는 질문이 많았지만, 최근엔 그런 질문이 거의 사라졌다. 시장의 질문은 사라짐이 아니라 "언제 반등하느냐"로 바뀌었다. 비트코인은 이미 하나의 사회적 자산 지위를 획득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 가격과 트럼프 효과

비트코인은 공급·수요 변화에 민감하고 24시간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글로벌 자산이다. 최근 트럼프가 친(親)코인 정책을 유지하며 시장에 긍정적 기대를 형성하고 있다. 취임 전부터 코인에 우호적 신호를 내고, 취임 후에도 공언을 실천해 가격 상승 동력이 되었다. 단기적으로 흔들려도 장기적 하락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스테이블 코인 증가 → 비트코인 수요 증가 구조

스테이블 코인 발행량은 이미 약 400조 원 규모로, 국채 담보 규제로 인해 향후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국채 보유량의 증가 = 스테이블 코인 발행량 증가를 의미한다. 스테이블 코인이 늘어날수록 디파이·결제·투자 시장이 커지고, 디지털 자산 투자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며 비트코인에 유입된다. 두 자산은 경쟁이 아니라 상호 강화 관계라는 분석이다.

탈중앙화의 한계와 스테이블 코인의 '절충형 설계'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를 지향했지만 감시자가 없다는 점 때문에 수많은 아류작(알트코인)이 사기 논란을 낳았다. 테라·루나 사례처럼 담보 없는 알고리즘 기반 코인은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탈중앙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현재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통화 완전담보가 필수 요건이 되었고, 이는 제도권 신뢰 확보를 위한 절충이다.

담보 대비 발행량 증가 위험과 현재의 안전장치

담보를 초과한 발행 가능성, 즉 '서브프라임식 탐욕 리스크'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는 분기·월 단위 감시, 실시간 블록체인 공시 등으로 발행·담보 비율 검증이 가능하다. 다만 향후 규모가 폭증하면 탐욕과 느슨한 규제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즉, 지금은 안전하지만 '시장 팽창 시 리스크'가 핵심 변수다.

스테이블 코인의 탄생: "민간의 수요가 먼저였다"

정부가 만들려 한 것이 아니라 거래소 사용자의 불편함(가격 변동 회피)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시작됐다. 웹3 내부 결제용으로 태어났지만 실물 경제로 확장되며 파괴력이 커졌다. 이는 싸이월드 도토리가 플랫폼 밖으로 나가는 현상과 유사하며, 민간 수요가 정부를 움직인 셈이다.

미국의 '스테이블 코인 공습'과 한국의 취약성

지니어스 액트 통과 후,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글로벌 확산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전자금융 인프라가 너무 잘 되어 있어 스테이블 코인이 들어오면 고속도로를 그대로 내주는 꼴이 된다. 사람들은 굳이 원화 대신 달러 기반 디지털 화폐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극단적 상황에서는 원화 사용 축소·원화 약화까지 가능하다는 경고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필요성

미국·테더·서클의 '달러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한국이 아무 대비 없이 규제만 유지하면 원화 결제 생태계가 잠식될 수 있다. 산업계·학계 모두 원화 기반 디지털 통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 중이다. 지금의 관망 기조는 주권적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빅테크 스테이블 코인 참전 가능성

아마존·월마트·메타 등 거대 플랫폼들이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자유롭게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들 코인은 자사 생태계에 종속되지만 사용자 기반이 워낙 커 강력한 경쟁자가 된다. 특히 "아마존 코인으로 결제하면 20% 할인" 같은 인센티브는 확산력을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다. 다만 범용성과 개방성에서는 서클·테더의 우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화폐와 AI 에이전트 결합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앱 중심 삶이 사라지고, 에이전트가 자동 결제·구매·투자를 수행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컴퓨터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네이티브 디지털 머니, 즉 스테이블 코인이다. 실물 통화·계좌 인증·카드 결제는 에이전트 자동화와 맞지 않는다. 스테이블 코인은 AI 시대의 기본 결제 프로토콜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위안화(CBDC)와 스테이블 코인의 노선 차이

중국은 '중앙 통제력'을 핵심 가치로 삼아 CBDC(디지털 위안) 중심으로 간다. 하지만 수요 기반 확산이 아니라 정부 주도라 확산 속도가 느리다. 미국은 반대로 민간 주도 스테이블 코인을 활성화해 이미 글로벌 확산에 성공했다. 중국은 홍콩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며 우회 전략을 쓰고 있으나 구조적 격차가 크다.

유럽·일본의 보수적 규제와 미국의 속도전

유럽(MiCA)과 일본은 안정성·리스크 통제를 우선시해 매우 보수적인 규제를 택했다. 한국 금융법은 관행적으로 유럽·일본을 벤치마크하기 때문에 대응이 늦어질 위험이 크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가 탑다운으로 "민간 발행·국채 담보·빠른 확산"을 지시하며 속도전 체제로 갔다. 규제 속도에서 이미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스테이블 코인 시대의 투자 전략

스테이블 코인 자체는 자산이 아니므로 보유만으론 수익이 없다. 디지털 머니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 금융(예치·대출·수수료 수익)이 가장 대표적 투자처다. 또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인프라·스테이킹 구조 등 "도로 위의 구조물"에 투자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은 결국 비트코인·디파이·블록체인 인프라로 자본 이동을 촉발할 수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