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유네스코 자문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종묘 관련 권고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받고는 "영어로 작성돼 있어 전문 분야인 문화재 관련 사항에 대해 정확한 의미 파악을 할 수 없다"고 회신한 사실이 전해졌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4월 7일 종묘와 관련된 ICOMOS의 검토 보고서 원문과 함께 권고 사항을 조치하라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
이 보고서에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정비촉진계획이 종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공문을 받은 서울시는 나흘 뒤인 4월 11일 국가유산청에 "보고서가 영어 원문으로 작성돼, 전문 분야인 문화재 사항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어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며 "국문으로 번역된 검토 의견서 회신을 요청한다"는 답신을 보냈다.
박 의원은 이를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극우 인사 모스탄을 세금으로 모셔 올 때는 구구절절 영어로 친절히 메일까지 보내던 서울시가, 정작 유네스코 자문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종묘 보존을 위해 보낸 공식 검토보고서에 대해서는 '영어라 의미 파악이 어려워 대응 마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은 저 답변 이후, 주요 내용을 국문으로 정리해 서울시에 보내주었다고 하는데, 해당 문서에는 '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오세훈 서울시는 국문조차 어려웠는지 '대응 마련' 없이 끝끝내 142미터 고층계획을 강행, 고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