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전 무실점 승리를 이끈 홍명보호의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스리백과 포백 전술 모두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손흥민(LAFC)의 프리킥 선제골과 조규성(미트윌란)의 추가골에 힘입어 볼리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이후 꾸준히 스리백 전술을 시험했던 홍 감독은 이날 포백 전술을 가동했다. 김민재와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이 중앙 수비를 맡았고, 이명재와 김문환(이상 대전하나시티즌)이 측면 수비에 배치됐다.
결과는 무실점 승리로 성공적이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짧은 시간 안에 전술을 변형해 적응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며 "일부 어려운 장면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포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려 파이브백처럼 만들거나, 스리백에서 윙백 위치를 조정하는 등 여러 수비 형태를 실험 중"이라며 "측면 수비수들이 원래 포지션과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장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민재는 "감독님이 포백을 원하시면 포백으로 뛰고, 스리백을 원하시면 스리백으로 뛴다"며 "환경이 바뀌면 어려움을 느끼는 선수도 있지만, 결국 본인의 역할을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 경기 수비 조합이 바뀌는 가운데, 김민재는 항상 중심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 수비 파트너가 자주 바뀌는 데 대해 그는 "어떤 선수와 함께 뛰어도 똑같이 한다. 대부분 함께 경기해 본 선수들이라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누구와 서도 편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백 수비 호흡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본다. 경기 중 맞지 않는 부분은 소통하면서 풀었다"며 "그 부분이 잘 해결돼 무실점으로 마무리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반전에는 다소 고전했으나, 후반 13분 손흥민의 한 방이 터진 뒤 주도권을 가져갔다. 김민재는 "전반에는 수적 우위를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후반 들어 빌드업 상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오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했고, 결국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후반 43분에는 무릎 수술 이후 합병증을 이겨내고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조규성의 감격스러운 복귀골이 터졌다. 득점 직후 조규성과 함께 어깨동무하며 사진 찍는 세리머니를 펼친 김민재는 "뒤늦게 뛰어갔는데 규성이가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며 웃은 뒤 "준비한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소속팀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민재는 "어느 선수든 좋은 몸 상태로 월드컵에 나가고 싶을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몸 관리를 잘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