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변인, 김예지 겨냥 "장애인 할당 너무 많아 문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월 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자서전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 참석해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 태백이와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이 자당 김예지 의원(재선·비례대표)을 두고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해서 문제"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변인은 친한(親한동훈)계 의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및 특검에 찬성해 "당을 말아먹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는데, 김예지 의원은 친한(親한동훈)계 인사이자,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찬탄파'이기도 하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대변인은 지난 12일 한 유튜브에 출연해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을 해서, 저는 문제라고 본다"며 "(김 의원은) 왜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으려고 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저는 좀 (비례대표 공천을) 전문가로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김 의원) 본인은 장애인이라 주체성을 가지는 게 아니라, 배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막말로, 김예지 같은 사람이 '눈 불편한 것 말고는' 기득권"이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의원을 향해 "돈 있고 학력 있고 본인이 뭐가 부족하게 자랐는가"라며 "오히려 그런 일부 약자성(장애)을 무기 삼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박 대변인은 앞서 김 의원이 윤 전 대통령 관련 특검법에 찬성한 점 등에 대해 "자기 때문에 온 당(黨)이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데 적어도 유감 표명은 해야 하지 않나"라며 "총체적으로 해당(害黨) 행위를 하고 말아먹은 짓"이라고 말했다.
 
이 방송을 진행한 여성 유튜버도 거들었다. 김 의원이 '장애인이고 여성인 점이 공격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던 것을 두고서 그는 "뭐만 잘못되면 자기가 여자라서 당했다. 페미 XX 마인드", "김예지는 진짜 장애인인 걸 천운으로 알아야 한다"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

논란이 일자 박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뭐만 하면 '무지성 혐오몰이' 하는 스테레오타입부터 벗어야 한다. 장애인 할당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단지 장애인이라고 해서 다른 집단보다 '과대표'될 이유는 없으며, 같은 이유로 특정인이 '과도한 특혜'를 받을 명분도 없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연합뉴스

박 대변인은 "그 어떤 말로도 김예지라고 하는 개인이 국민의힘에서 두 번이나 비례대표 특혜를 받아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며 "그렇게 특혜를 받은 김 의원은 당론을 존중하고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였어야 한다"고 항변했다.
 
시민사회에선 비판이 거세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논평을 내고 "현재 한국 국회의원 300명 중 장애인 비례의원은 단 3명, 즉 약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할당제를 문제 삼으며, 장애인을 '과잉 할당된 존재'로 보는 시각은 구조적 차별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여성에 대한 혐오 인식을 드러낸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즉각 사퇴하고,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별개로 한 친한계 유튜버는 이날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박 대변인을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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