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딩하오, 추풍낙엽' 中 13위가 韓·中 바둑 평정했다

랴오위안허, '삼성화재배' 우승… 바둑계 新 강자 등극
'세계 1인자' 신진서 이어 '中 랭킹 1위' 딩하오도 무릎
'삼성화재배'는 3년 연속 中 잔치

우승컵을 들어올린 랴오위안허 9단. 한국기원 제공

'바둑 세계 1인자' 신진서 9단의 조기 탈락으로 이변(異變)이 시작된 '삼성화재배'. 이변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이변의 주인공은 중국 바둑 랭킹 13위의 랴오위안허 9단. 그는 입단 11년만에 첫 세계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라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랴오위안허는 17일 제주도 서귀포시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에서 딩하오 9단에게 242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정상에 우뚝 섰다. 그는 전날 열린 1국에서 딩하오에 맞서 16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 바 있다.
 
랴오위안허에게 무릎 꿇은 딩하오는 중국 랭킹 1위다. 신진서와 함께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해 열린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신진서에게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으로 3연패에 도전한 강자다.
 
랴오위안허는 앞서 한국 랭킹 1위인 '반상(盤上)의 제왕' 신진서를 16강전(244수 만에 백 불계승)에서 주저앉혔다. 4강전(164수 만에 백 불계승)에서는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마저 꺾었다.

랴오위안허 9단(사진 왼쪽)과 딩하오 9단의 결승2국 대국 장면. 한국기원 제공

파란, 돌풍을 대회 내내 이어간 그는 결국 한국 랭킹 1·2위, 중국 랭킹 1위를 모두 무너뜨리면서 이번 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세계 바둑계에 새로운 실력자가 등장한 셈이다. 랴오위안허는 2000년생이다. 신진서와 동갑내기로, 세계기전에서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그는 이날 대국 후 "2국이 끝나고 머리가 멍했다"며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해서 진심으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랴오위안허의 우승으로 한국 주최의 '삼성화재배'는 3년 연속 중국 잔치가 됐다. 28~29회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중국 국수가 우승컵을 가져가게 됐다. 이로써 통산 우승 횟수에서 한국과 중국은 나란히 14회로 타이를 이뤘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졌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