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대법원에서 인용된 상태에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한 것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처리에 깊은 유감과 우려의 입장을 표한다"고 18일 밝혔다.
정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학생인권 조례는 학생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겨울 우리 사회는 계엄의 공포와 혼란을 이겨냈고, 그 역사의 앞줄에는 학생과 청소년들이 있었다"며 "학생인권조례는 학생과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성장하는 가운데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 인권 보장은 기성세대의 큰 책임"이라며 "우리 교육이 상호 존중과 협력의 가치를 토대로 회복할 수 있도록 본회의에서 학생인권 조례 폐지 조례안을 부결시켜 주시기를 바란다"고 서울시의회에 촉구했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 교육위는 전날 정례회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찬성 7명, 반대 4명으로 통과시켰다.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은 지난해 4월에도 서울시의회를 통과했지만, 같은 해 7월 대법원이 서울시교육청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정 교육감은 "서울시의회가 폐지 의결한 학생인권 조례에 대한 대법원의 집행정지와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다시금 폐지를 의결하는 것은 불필요한 법률적 논쟁과 행정 낭비를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등 진보 성향의 교육 관련 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어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한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