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17일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10월부터 독감 유행이 시작됐고,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달 17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유행 양상이 달랐던 2020~2023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가장 이른 발령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45주차(11월 2일~11월 8일)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천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는 50.7명으로 전주 22.8명 대비 122.3% 급증했다. 이는 최근 10년 동기간 대비 최고 수준이다.
특히 18세 이하 청소년과 아동을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7~12세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138.1명에 달해 가장 높았고, 이어 1~6세(82.1명), 13~18세(75.6명) 순이었다.
의원급 환자 호흡기 검체에서의 독감 바이러스 검출률은 45주차에 35.1%로 전주 대비 16.1%p 증가했다. 주로 유행 중인 독감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일부 변이가 확인되고 있으나, 예방접종은 여전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질병청은 현재의 국내 독감 유행 양상과 국외 발생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올해 독감 유행 기간이 길고, 지난 2024-2025절기와 유사한 정도로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입원환자 표본감시 결과, 병원급 의료기관(221개소)의 입원환자 수는 45주차에 153명으로 지난 6월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다 9월 중순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후, 현재 200명 내외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입원환자 수는 45주차에 216명으로 최근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122명)에 비해 높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아직까지 독감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어린이,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독감의 본격적인 겨울철 유행에 앞서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며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기 치료를 위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국민들은 일상에서 올바른 손 씻기, 기침예절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각별히 준수하고, 어린이집과 학교 등에서는 백신 접종 독려 및 예방수칙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회사 등에서도 아프면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문화를 조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청은 향후 겨울철 호흡기감염병 유행 안정 시까지 의료계, 관계부처와 함께 합동대책반을 지속 가동해 유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의료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동절기 호흡기감염병 유행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