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서 쓰러진 고등학생이 119구급차에 실린 채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1시간만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6시 17분 부산 동래구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이 학교 학생인 A군이 경련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오전 6시 33분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A군은 의식은 혼미했지만, 소리에 반응할 수 있는 정도였다. 구급대는 A군을 이송하기 위해 부산에 있는 대형병원에 연락했으나, 병원 측은 소아신경과 관련 진료가 어렵다는 등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다.
구급대는 부산소방재난본부 산하 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이송할 병원을 알아봐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센터 측은 구급대가 연락했던 병원을 포함해 모두 9곳에 연락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결국 경남까지 범위를 넓혔지만 A군을 받아줄 병원은 없었다.
이렇게 1시간가량 구급차 안에서 대기한 A군은 결국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단 5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자가 심정지 상태일 경우 가까운 병원은 환자를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A군은 이송된 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들이 계속 이송 가능 병원을 찾았지만 '진료 불가'를 이유로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전문의 등 진료를 할 인력이 없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