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포항 신라비 3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본격 추진

6세기 신라 사회상 담은 냉수리·중성리·봉평리비 유네스코 등재 나서
오는 27일 '신라 동해안 3비 학술대회' 개최…세계기록유산 전략 논의

 
울진 봉평리 신라비.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과 포항에서 발견된 신라비 3기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포항시와 울진군은 냉수리 신라비와 중성리 신라비, 봉평리 신라비 등 국보 3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연구 용역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신라비 3기는 6세기 신라가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하던 과정에서 ▲당대 사회·정치 구조의 변화 ▲지역 지배체계 정착 과정 ▲신라 문자문화의 발전 등을 보여주는 핵심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신라시대 비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포항 냉수리 신라비는 1989년 주민이 농사를 짓다가 발견했다. 네모난 자연석으로 앞면과 뒷면, 윗면에 글자가 새겨져 있다.
 
비문 보존 상태가 좋아 비문 형태와 글씨체면에서 충주 고구려비나 울진 봉평리 신라비와 매우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계미(癸未)'라는 간지와 '지도로갈문왕' 칭호로 미뤄 신라 지증왕 4년(503)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보 제264호인 '냉수리 신라비'와 국보 제318호인 '중성리 신라비'. 경주시 제공

특히 절거리란 인물의 재산 소유와 유산 상속 문제를 결정한 사실이 기록돼 있어 당시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2009년 도로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현존 최고(最古) 신라비다.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화강암 한 면에 203자의 비문이 새겨져 있다. 
 
학계는 냉수리 신라비보다 2년, 봉평리 신라비보다 23년이 앞선 501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문은 신라 관등제 성립 과정, 신라 6부의 내부 구조, 사건 판결 후 재발 방지 조치 등 신라의 정치·경제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비문 상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봉평리 신라비는 1988년 마을주민이 발견했다. 비석 길이는 204㎝로 자연석 화강암 한 면을 다듬어 비문을 새겼다. 
 
국가유산청은 오랫동안 땅속에 묻혀 있었고 비문 일부가 마모돼 정확하게 판독하기 어렵지만 신라 법흥왕 11년(524)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라가 영토 확장으로 동해안에 실직주를 설치하고 주민 항쟁을 무마한 뒤 비를 세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와 비슷한 고구려계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울진 봉평리 신라비. 울진군 제공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은 세계적 영향력이 있는 인류의 중요한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문자나 이미지, 기호로 기록된 것 등이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 난중일기 등 20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포항시와 울진군, 경북문화재단 문화유산원은 오는 27일 포스코국제관에서 '2025 신라 동해안 3비 세계기록유산 등재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역사학자, 금석문 연구자, 세계기록유산 전문가 등이 참여해 신라비의 진정성과 완전성, 세계적 중요성의 의미를 조명하고 등재 추진 전략을 심층적으로 논의한다. 
 
울진군과 포항시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신라 동해안 3비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전략 검토, 세계사적·역사적 가치 규명, 지속가능한 보존관리 전략 마련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경북 동해안 3기의 신라비를 세계인이 지켜야 할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 한국을 대표하는 신라시대 석비 랜드마크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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