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들이 비핵심 사업은 정리하고, 유망 사업에 힘을 싣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지난 8월부터 전달까지 최근 3개월간 대규모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대규모기업집단들은 실적이 부진하거나 비핵심으로 분류된 사업부문을 정리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다수 소속회사가 계열에서 제외됐다.
특히 카카오는 게임 개발 관련 자회사인 넵튠을 포함해 17개 사를 한꺼번에 계열에서 제외했으며, SK는 전기차 충전 및 부품 관련 자회사 3개사의 지분을 매각했다. LG는 전기차 충전기 업체 하이비차저를, 포스코는 2차전지 관련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를 청산해 각각 계열에서 제외했다.
몸집 줄이기 기조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추진 및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계열 편입도 이어졌다. 삼성은 노인 복지시설 운영을 목적으로 삼성노블라이프를 설립했고, 포스코는 반도체용 희귀 특수가스 사업 확대를 위해 켐가스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해 계열에 포함시켰다.
CJ는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콘텐츠웨이브를, 네이버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비상장의 지분을 각각 확보해 계열에 편입했다. 태광은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실을 신규 설립했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부동산 개발 및 투자 관련 계열사 편입도 활발히 이뤄졌다. 해당 기간 중 총 14개 부동산 관련 회사가 새롭게 계열에 포함됐다.
한화는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음자산운용의 지분을 인수했고, GS는 엣지포인트가산PFV를, 신세계는 에스밸류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를, 한진은 케이웨이프라퍼티를 각각 신규 설립해 부동산 관련 영역을 강화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규모기업집단들이 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면서도 미래 유망 분야에는 적극 투자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며 "앞으로도 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92개 대규모기업집단의 소속회사는 올해 8월 1일 기준 3289개에서 지난 3일 기준 3275개로 총 14개 감소했다. 이 기간 중 소속회사 변동이 있었던 집단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48개에 달했다.
변동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회사 설립(신규 34개사, 분할 1개사)과 지분 취득(11개사) 등을 통해 총 31개 집단에서 55개 사가 새로 계열에 편입되었으며, 흡수합병(15개사), 지분 매각(18개사), 청산 종결(14개사) 등으로 30개 집단에서 69개 사가 계열에서 제외됐다.
신규 편입이 활발했던 집단은 △한솔·효성(각 5개) △사조·태광(각 4개) △다우키움·포스코·한화(각 3개) 순이었으며, 계열 제외가 많았던 집단은 △카카오(17개) △SK(9개) △이랜드·현대자동차(각 3개)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