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건 의원이 외교·안보의 핵심이 된 '과학기술 외교'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이른바 '장영실 외교법'(과학기술외교기본법안)을 21일 대표 발의했다.
국제사회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양자기술 등을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도 과학기술외교를 국가전략 차원에서 육성하고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현행 과학기술법의 국제협력 관련 조항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국무총리 소속 '과학기술외교심의위원회' 설치 △5년 단위 과학기술외교 기본계획 수립 △기술안보·국제표준·국제공동 연구개발(R&D) 및 전문인력 양성 △재외공관의 과학기술외교 등 추진체계 정비 등이다.
김 의원은 이를 통해 외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부 등으로 분산돼 있는 과학기술 관련 외교·국제협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연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학기술 협력 관련 재외공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국제표준화 활동 및 기술안보 대응역량을 제고하는 조항도 포함시켰다.
제정법에는 특별히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이자 기술자인 장영실의 이름을 따서 붙이기도 했다. 중국 파견을 통해 천문기기 연구 기회를 얻고, 중국·아라비아 등의 기술을 연구해 15세기 옥루를 제작한 장영실이야말로 법안 취지를 가장 잘 나타낸다는 이유에서다.
김건 의원은 "21세기는 과학기술이 국력이고 외교의 언어"라며 "반도체와 AI 등 핵심기술이 외교와 안보의 핵심의제가 된 지금, 주요국과의 과학기술 외교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발의자로는 같은 당 안철수·김성원·임이자·정성국·최수진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