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던 항해사 옆 조타수 "나는 지시 기다렸을 뿐" 혐의 부인

267명 태운 '퀸제누비아2호' 조타수, 혐의 부인
해경, 일등항해사와 조타수 구속영장 신청 계획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 정박돼 있다. 배 앞머리 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진 모습. 한아름 기자

267명의 승선원을 태우고 전남 신안 해역에서 좌초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조타수가 "사고 당시 휴대전화를 보던 일등항해사의 지시를 기다렸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21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퀸제누비아2호' 여객선의 조타수인 외국 국적 40대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조타기 앞에 서서 업무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조타기는 배의 키를 조종하는 장치로, 조타수는 당직항해사의 지시에 따라 좌 혹은 우로 방향을 조정한다.

조타수 A씨의 진술은 사고 당시 업무에 소홀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사실상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입사해 1년 가까이 해당 선박의 조타수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약 18년 정도 조타수로 일했다.

앞서 일등 항해사 40대 B씨는 애초 기계 이상을 주장하며 과실을 부인하다가 진술을 번복했고, 현재까지 "레이더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봤다"는 취지의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해경은 이 두 사람을 상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항해자료기록장치(VDR) 분석과 스마트폰 포렌식 등을 진행해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해경은 이날 중으로 A·B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 해경은 60대 선장 C씨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배가 좁거나 위험한 수로에 진입했을 경우 선장이 직접 지휘해야 하는데, 당시 C씨는 조타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 10분쯤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운항하다 무인도에 충돌하기 전 여객선의 방향을 변경하지 못하는 등의 과실로 승선원 30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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