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한화 코디 폰세(31)가 올해 최고의 선수 영광을 차지했다.
폰세는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시상식에서 정규 리그 최우수 선수(MVP)로 뽑혔다. 기자단 투표에서 폰세는 총 125표 중 96표(76%)를 얻어 23표(18%)의 삼성 르윈 디아즈 등을 제쳤다.
MVP에 합당한 성적을 냈다. 폰세는 올해 정규 시즌 29경기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 승률 9할4푼4리로 4관왕에 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투수 4관왕'은 1996년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세이브 포인트 1위에 오른 구대성(당시 한화), 2011년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1위를 차지한 윤석민(당시 KIA)까지 폰세가 3번째다.
특히 폰세는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외국인 투수 중 최초로 4관왕에 오른 폰세는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의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개막 후 선발 최장 연승(17연승)과 1경기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18개)도 세웠다.
디아즈도 폰세 못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디아즈는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점(158개)과 외국인 최초 50홈런 기록을 세웠다. 한 시즌 50홈런-150타점도 최초다. 디아즈는 장타율 6할4푼4리까지 3관왕에 올랐지만 아쉽게 폰세에 밀렸다.
폰세는 라이언 와이스(16승)와 함께 최강의 원투 펀치로 한화 돌풍을 이끌었다. 비록 LG에 밀려 한화는 정규 리그와 한국 시리즈(KS)에서 준우승했지만 당초 KS 진출에 대한 예상이 적었던 터였다. 그런 한화를 KS까지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특히 폰세는 만삭인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도 가을 야구에서 맹활약했다. 결국 지난 6일 귀한 딸을 얻었고, MVP까지 수상하며 전기차(The Kia EV6)를 부상으로 받았다. 폰세는 투수 부문 4관왕으로 받은 상금도 1200만 원이었다.
수상 뒤 폰세는 "한화에서 뛸 수 있게 해준 스카우트, 프런트 등 구단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또 가족처럼 대해준 우리 동료들에게도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별히 포수 최재훈에게 감사한다"면서 "한 시즌 호흡을 맞추면서 공에 맞아 멍들고 혹이 날 정도로 고생했는데 영원히 우리 형으로 기억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아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폰세는 "진짜 MVP는 우리 아내"라면서 "오래 너무 고생했고, 첫 아이 출산해 기쁨을 줘서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끔 쓴소리도 많이 하는데 가장 친한 친구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금슬을 과시했다.
앞서 중견수 수비상을 수상한 LG 박해민에 대해서는 짐짓 눈을 흘겼다. 폰세는 "한국에 왔을 때 KS 우승이 목표였는데 박해민이 저지했다"고 강조했다. 박해민은 정규 리그는 물론 KS에서도 엄청난 활동 반경을 자랑하면서 한화 타자들의 안타를 걷어냈다.
한국과 팬들에 대한 만족감도 밝혔다. 폰세는 "정말 시즌 내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면서 "아이를 한 손으로 안았을 때 너무 좋았고, 한국 생활이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팬들에 대해서도 "KBO 모든 팬들의 응원과 열정에 감사한다"면서 "특히 한화 팬들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폰세가 내년에도 한화에서 뛸지는 미지수다. KBO 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만큼 메이저 리그(MLB)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