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韓日 싸웠다? 역사 왜곡 논란…354-송진우 사과에도 비판 여전

25일 공개된 354 영상에 출연한 배우 송진우가 일제강점기를 설명하는 모습. 현재 영상은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배우 송진우가 일제의 침략으로 시작된 일제강점기를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라고 표현해 논란을 자초했다. 해당 영상이 퍼지면서 비판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사과문을 올리고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송진우도 "잘못된 단어를 사용"했다고 잘못을 인정했으나 반응은 냉랭하다.

유튜브 채널 354(삼오사)는 일본인 아내와 국제결혼을 한 배우 송진우가 출연한 영상을 25일 공개했다. 송진우는 한일 혼혈인 자녀 교육과 관련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애들이 일본 피가 섞여 있으니까 나중에 학교에서 역사를 뭐 그런 걸 배울 때 '애들이 해코지당하지 않을까'"라며 일제강점기를 '(한국과 일본이) 옛날에 싸웠는데 지금은 아니야' '지금은 아닌데 옛날에 싸웠어'라고 표현했다.

이를 들은 알베르토 역시 자녀에게 "그렇게 일본 사람들 나쁜 거 아니고"라며 "양쪽 얘기도 들어 봐라 이야기도 많이 한다"라고 한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곧장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라고 한 송진우와 '양쪽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라고 한 알베르토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폭발했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해 식민지화하고 그로 인해 일제강점기를 보내게 된 것을 마치 동등한 위치에서 '싸웠다'라고 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며, 알베르토의 주장은 '가해자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라는 논리로 흐를 수 있기에 위험하다는 게 요지였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은 '일제강점기'를 "우리나라가 일본제국주의에 의하여 식민통치를 당한 35년간(1910~1945)의 시대"라며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정책은 사회·경제적 수탈에 그치지 않고 민족의 말살까지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가장 폭압적이고 무단적이었으며 악랄한 것이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354 제작진은 26일 새벽 유튜브 게시물란에 "11월 25일 업로드된 영상에서 제작진의 잘못으로 출연자의 발언이 다른 의미로 전달되게 된 내용이 있어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출연자들의 발언이 마치 특정 사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처럼 비추게 한 저희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알베르토(왼쪽)가 발언하는 모습. 354 영상 캡처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는 표현은 일본의 침략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며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말 또한 역사를 양비론적으로 보자는 의미가 아니었고, 다양한 사회적·역사적 상황을 바라볼 때 여러 관점을 이해하는 태도를 지니는 게 좋겠다 라는 의미를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이 모든 바탕에는 "저희의 잘못된 편집"이 있었고, 그래서 출연진 발언 "본래의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편집하고 검수하겠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작 과정 전반을 강화하겠다"라고 알렸다.

부랴부랴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으나, "일방적인 일제 침략이 도대체 다양한 관점을 이해할 부분이 어디 있나?" "흑인들한테 백인들 얘기도 들어보자 이럴 거냐" "제작진은 한국인 아닌가? 촬영, 편집하면서 아무렇지 않았나?" "일제강점기를 두고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고 표현하는 사람 태어나서 처음 봄" "편집이 잘못된 거면 원본 공개하세요" "애초에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게 왜 한일 혼혈이 상처를 받음?" "사과문 같지도 않은 사과문" 등 성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발언 당사자인 송진우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 예전 글 댓글로 사과했다. 그는 "저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의 무거움을 알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렇기에 역사를 왜곡하여 아이들을 교육하고, 보호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부터 드리고 싶다"라고 운을 뗐다.

송진우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 사이에서 부모의 국적 때문에 생긴 혐오감이 아이들에게 무분별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변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저는 아이에게 '역사적 사실은 정확히 알고 이해하되,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라는 가르침을 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그래선 정말 안 됐지만 아이의 시선에 맞춰 설명하겠다는 의지가 앞서 '싸웠다'라는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떠한 변명도 없이 제가 잘못한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다음은 354 제작진과 송진우 사과문 전문.

▶ 354 제작진이 26일 올린 사과문
안녕하세요, 삼오사 제작진입니다.

11월 25일 업로드된 영상에서 제작진의 잘못으로 출연자의 발언이 다른 의미로 전달되게 된 내용이 있어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였습니다.

출연자들의 발언이 마치 특정 사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처럼 비추게 한 저희의 잘못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는 표현은 일본의 침략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편집 흐름상 단순 분쟁처럼 들릴 수 있는 뉘앙스로 전달되었습니다.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말 또한 역사를 양비론적으로 보자는 의미가 아니였고, 다양한 사회적·역사적 상황을 바라볼 때 여러 관점을 이해하는 태도를 지니는게 좋겠다 라는 의미를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잘못된 편집으로 그 본래의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에 저희 제작진은 깊은 책임감과 함께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설명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고 잘못된 편집으로 인해 출연자들의 발언이 잘못된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전달 되었습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편집하고 검수하겠습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작 과정 전반을 강화하겠습니다.

삼오사 제작진 일동

▶ 송진우가 인스타그램 댓글로 올린 사과문
안녕하세요. 송진우입니다.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를 직접 말씀드리고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저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의 무거움을 알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렇기에 역사를 왜곡하여 아이들을 교육하고, 보호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 사이에서 부모의 국적 때문에 생긴 혐오감이 아이들에게 무분별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그런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역사적 사실은 정확히 알고 이해하되,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래선 정말 안 됐지만 아이의 시선에 맞춰 설명하겠다는 의지가 앞서 '싸웠다'라는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제 표현이 더욱 신중하고 정확했어야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떠한 변명도 없이 제가 잘못한 부분입니다.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욱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그리고 사실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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