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과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이 김건희씨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 협의를 시작했다.
26일 김건희 특검 관계자는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박 전 장관에 대한 김건희씨의 문자와 관련해 "수사범위가 중첩될 수 있는 범위라고 보여 오늘 오전부터 내란 특검 측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내란 특검은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혜경·김정숙 여사의 수사는 왜 진행이 잘 안되나' 등의 취지로 물어본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장관이 검찰로부터 보고받은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수사보고서 등을 김씨에게 전달한 정황도 포착됐으며 지난해 5월 갑자기 단행된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 '물갈이 인사'의 배경에도 김씨의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양대 특검은 김씨의 문자와 박 전 장관의 메신저 등이 청탁금지법 위반 등 범죄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날 오전부터 소통 창구를 만드는 등 협의 초기 단계에 착수한 것이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오는 12월 17일 오전 10시에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소환 통보서를 구치소를 통해 전달했다. 특검은 같은달 4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김건희씨를 먼저 조사하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특검은 김씨에 대해 서희건설 금품 수수 의혹, 이배용 금거북이 수수 의혹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김씨 조사 결과에 따라 공여자들의 신분을 일괄 처리한다는 방침이며, 이를 바탕으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양평 공흥 지구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지 약 일주일 만에 숨진 양평군청 공무원 사망 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도 마무리된 모양새다. 특검은 감찰 단계를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절차에 따라 다음날(27일) 결과를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급(5급) 공무원인 A 면장은 지난 10일 양평군 양평읍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면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일 조사를 받았으며, 특검 조사를 받고 약 일주일 만에 숨졌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측은 "특검에 처음 조사받는 날 너무 힘들고 지친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 등 내용과 함께 특검의 강압 수사를 토로하는 취지의 A면장의 자필 메모를 공개했다. 특검은 이에 A면장에 대해 강압적인 분위기의 조사나 회유가 있었는 지 내부 감찰에 착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도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