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때문에 버텨"…눈물 흘린 민희진 "저는 돈보다 명예 중요"[현장EN:]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박종민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 소송 당사자로 법정에 출석해 본인이 제작한 뉴진스(NewJeans) 때문에 '지옥 같은' 하이브에서의 생활을 버텼다며 눈물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 및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민 전 대표를 대상으로 당사자 신문이 이뤄졌다.

어도어 이사회가 지난해 8월 27일 자신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했을 때 사전 통지가 없었다고 한 민 전 대표는 프로듀싱 위임 계약을 거절한 이유를 밝히다가 감정이 격앙된 듯 눈물을 보였다. 민 전 대표는 "'프로듀서 계약을 2개월만 한다'로 돼 있고 '언제든지 바뀐 어도어 사장이 해임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 있었다"라며 "당시는 저를 내부적으로 굉장히 괴롭힐 때였다"라고 답했다.

이어 "사람들이 저한테 '1분기만 기다리면 풋옵션이 높아지는데 25년도에 퇴사하지 왜 24년도에 퇴사했어?' 막 물어봤다. 그런 1천억 원은 제게 와닿지도 않는 금액이고 저 (그게) 필요도 없었다. 하이브 그 회사에서 지옥 같았는데 뉴진스 때문에 버틴 거다. 제가 거기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민 전 대표는 "내가 투명하고 깨끗하게 경영한 것밖에 없고 너희에게 쓴소리한 것밖에 없는데 내가 왜? 너희가 나를 해임할 권리가 없다, 나는 내가 해임당할 이유가 없어. 그래서 제가 사실 돈을 생각했으면 3개월만 참으면…"이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대금이 3배로 느는데, 저 못 참는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서 나갈 수밖에 없어서 그런데 저한테 돈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라고 강조했다.

2차 가처분을 제기한 이유에 관해서도 "제가 뉴진스를 정말 세계적인 팀으로 키울 자신이 있었고, 계획이 있었다. 노래가 있고, 제가 눈앞에서 제가 잘못한 게 없지 않나. 제가 나가면 뉴진스 애들 다 피해 보고… 아니 왜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세종에서도 2차 가처분을 하지 말라고 했다. 변호사님이 안 된다고 했는데 저 할 수 있는 것 다 해보고 싶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뉴진스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나간 것이 본인 지시 아니었냐는 질문에,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가스라이팅에 잘 당해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뉴진스 멤버들 엄청 똑똑하다. 누가 지시한다고 뭘 듣고 그럴 애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너무 모멸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종용한 적 없다. 하니가 혼자 국감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 안쓰러웠다. 제가 그때 사내이사라서 같이 나가주고 싶었다. 애들을 바보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뉴진스를 빼간다는 계획이 있었는지 묻자 "말이 안 된다. 여러 가지 면에서 말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도쿄돔이 콘서트도 아니고 팬 미팅으로 입성했다는 건 진짜 역대급의 일이고 성적이고 반응도 엄청났는데, 그런 일을 한 자회사 사장을 갑자기 열흘 만에 자르는 비상식적인 회사"라고 하이브를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민 전 대표의 어도어 퇴사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뉴진스가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그 배후에 민 전 대표가 있었던 것 아니냐, 결국 탬퍼링(전속계약 종료 전 사전 접촉하는 행위)이 아니냐는 한 매체의 보도에 왜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그러자 민 전 대표는 "(해당 매체는) 황색언론의 대표주자고 공신력이 있나? 거기다가 저 미행했던 회사고 하이브랑 너무나 유착되어 있는 거 같은 정황이 너무나 많은 매체에서 저를, 저한테 심지어 사실 확인도 안 하고 기사를 쓰는 매체다. 저한테 단 한 번도 사실 확인을 한 적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 놓고 무슨 단독? 자기들이 저에 대한 대단한 것을 안 것처럼, 그런 매체에 제가 왜 대응을 해야 하냐? '병먹금'(상대에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란 말이 있다. 저는 대응을 할 수가 없다. 대응하면 이상한 상황이다. (보도에 관해) 할말이 없는 거다, 라는 게 억지다. 저도 차분하게 말하고 싶은데… 청심환도 먹고 왔는데 어쩔 수가 없다. 죄송하다"라고 부연했다.

"저는 사실 돈보다 명예, 제 크리에이티브 퀄리티를 더 중시한다"라고 한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계약에서 본인이 중시한 것은 '돈'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이브-민희진 전 대표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풋옵션 행사 시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의 액수를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다.

풋옵션 배수를 13배에서 30배로 늘려달라고 요구한 이유를 묻자, 민 전 대표는 "제 카톡 중에 그 얘기가 있다는 걸 아실 텐데 '나 13배로 받아도 된다. 30배 아니고 13배 받아도 돼. 나 이거 업을 위해서 하는 거야. 나 지금 피곤하고, 하이브가 선을 넘어서 이거(계약 수정) 하는 거다'라고 얘기했다"라고 답했다.  

27일 오후 5시 18분부터 5분간 휴식 후 5시 25분 현재 신문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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