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배경엔…"대통령실의 과도한 낙관론"

정부·부산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백서' 공동 발간
예정보다 1년 늦은 시점에 공개…"내용 보완과 계엄, 조기 대선, 새 정부 출범 등 원인"
백서에서 밝힌 실패 원인은 "대통령실의 지나친 낙관론, 일부 판단과 전략 수립에도 영향 미쳐"
경쟁국 대비 뒤늦은 교섭활동, 적기 대응이 어려운 의사결정 구조 등 지목
부산시, 2040엑스포 유치 도전 여부는 "시민 의견 수렴 절차 충분히 거쳐 결정"

부산 해운대구청사 외벽에 걸려 있던 엑스포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29대 119라는 참패로 마무리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기록한 백서가 발간됐다. 애초 예정된 것보다 1년 늦은 시점이다.  

정부와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으로 교섭 활동을 위한 체계와 제도의 미비, 판세 분석 오류로 인한 전략 실패, 경쟁국 대비 뒤늦은 교섭활동 등을 꼽았다.

정부와 부산시, 예정보다 1년 늦게 2030엑스포 유치 활동 백서 발간


부산시는 정부(산업부·외교부)와 공동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백서'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애초 지난해 연말 공개할 예정이었던 백서 발간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시는 "면밀한 내용 보완과 계엄, 조기 대선, 새 정부 출범 등 여러 가지 국가적 사안 등으로 인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모두 309면으로 이뤄진 백서에는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정부와 시, 민간이 함께 활동했던 전 과정을 비롯해 이를 통해 얻은 성과와 실패 요인 등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주요 장으로는 △유치 기획 및 추진 경과 △조직 체계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식 절차 이행 △유치교섭 및 홍보활동 △총평 및 시사점 등으로 이뤄졌다.

다만, 정치권에서 지적되고 는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사용한 예산 사용 내역이 구체적 목록 없이 연도별, 기관별 금액만 나타나 있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부산시와 정부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백서를 발간했다. 박중석 기자


엑스포 참패 주요 원인 1. "대통령실의 과도한 낙관론"  


정부와 시는 백서에서 '아쉬운 점'이라는 표현을 통해 엑스포 실패 원인을 크게 7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유치 교섭 추진 체계의 제도적·운용상 한계'를 짚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기업, 국회가 전방위적인 교섭에 나섰으나, 이러한 민관의 노력을 관리하고 지휘하는 체계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외교부와 유치지원단 등 일선기관과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최종 수립하는 대통령실 간 정보 공유와 협의가 원활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투표 결과 발표 전 정부 고위 인사들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보인 데 대해서는 유치 성고에 대한 기대가 대통령실로부터 유치교섭 조직 전반 및 언론 홍보 과정에서 과도하게 확산했고, 이로 인해 일부 판단과 전략 수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통령실 보고 과정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고, 심지어 재외공관의 현실적인 판세 전망은 상부로부터 묵살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 교섭을 위해 파견한 특사 활용도 지적됐는데, 국제경험이 부족한 일부 인사가 특사로 파견돼 되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엑스포 실패 주요 원인 2. "경쟁국 대비 뒤늦은 교섭 활동"


정부와 시는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늦게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것을 패인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초기 부산시를 중심으로 국내 홍보활동에 집중하다가, 정부와 민간 유치위원회 등 범국가적 추진체계를 갖춘 뒤인 2022년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반면, 최대 경쟁국이었던 사우디는 2021년 10월 유치신청서를 제출한직부부터 빈 살만 왕세자 등 고위급 인사를 중심으로 득표전에 뛰어들었다.

정부와 시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차 투표를 염두에 둔 교섭활동을 병행하며 지지세를 넓혀나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을 감지한 사우디는 1차 투표에서 유치를 확정 짓기 위해 우리 지지 유망국을 중심으로 투표 당일까지 총공세를 펼쳤고, 이로 인해 우리 지지표가 이탈했다고 기록했다.

2030국제박람회 개최지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결정되고 난 뒤 부산 시민들이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혜린 기자

이밖에 '유치전략 이행 과정의 한계'와 '글로벌 환경 급변에 따른 교섭 경쟁력 악화', '수시·긴급·적기 대응이 어려운 의사결정 구조', '경쟁국이 보유한 다양한 강점에 대한 대비 미흡', '회원국 대상 전략적 홍보 및 메시지 전달 미흡' 등을 유치 실패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패에서 얻은 것은?…"글로벌 경쟁력"


정부와 시는 백서를 통해 엑스포 유치 도전 과정에서 대한민국과 부산이 얻은 성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먼저, 대한민국과 부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유치전을 하며 대함니국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과 역량을 세계에 각인시키며 국가 브랜드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부산 역시 유치활동을 통해 도시의 가치와 매력을 알렸는데, 도시브랜드 상승은 각종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민 5천여 명이 부산역 광장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부산 방문을 환영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고 엑스포 유치 응원 구호를 외쳤다. 김혜민 기자

이와 함께 유치교섭 과정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의 정상과 장관급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다양한 경제 협력 사업을 발굴하는 등경제와 외교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2040 엑스포 재도전 하나?…"시민 의견 따르겠다"


부산시는 2040 엑스포 도전과 관련해 백서 자료를 기초로 해서 시민들과 논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근 부산과 경남, 전남이 함께 논의하고 있는 '2040 남해안 세계 엑스포'유치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박형준 시장은 "시는 세계박람회 재도전 논의에 관해 재도전 여부 판단보다 정책 결정 과정이 먼저라는 입장으로, 앞으로 공청회와 토론회 등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쳐 재도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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