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른바 '이재명표 사업'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지난해처럼 또다시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기준으로 국회법상 심사 법정 시한(12월 2일)이 코앞에 임박했기 때문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가 이날까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끝내지 못하면, 내달 1일 자정을 기해 내년 예산안은 정부 원안으로 국회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대한 국민의힘과 접점을 찾아 합의 처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당초 지난 28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예결위 소(小)소위에서 막판 협상이 늘어지면서 불발됐다.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참여하는 소소위는 이재명 대통령표 예산과 대통령실 특활비 등의 감액 여부를 놓고 계속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이 되는 예산항목에는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국민성장펀드 △인공지능(AI) 혁신펀드 △공공AX(AI 전환) 사업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 등이 모두 포함된다.
민주당 측은 지역화폐 및 AI 관련 사업 등을 민생경제를 위한 핵심 예산으로 보고 있다. 즉, 원안에서 한푼도 깎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감액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효과는 미미하고 국가 채무만 늘리는 현금성 예산은 상당 부분 삭감하고, 서민·취약계층 지원과 지역균형발전 예산으로 배분하자는 취지다.
이처럼 예결위 차원의 심사가 평행선을 그려온 만큼, 여야가 원내대표간 협상 채널을 가동해 최후의 일괄 타결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실제로 이날 회동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 및 관련 부수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달 2일 예정된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영장실질심사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관련 국정조사 등의 현안으로 경색된 정국에, 협상이 난항을 겪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번 주말 원내 대표단을 중심으로 여야간 쟁점예산에 대한 합의 처리를 시도하는 합의가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국민의힘의 진정성을 수용해 여야 합의로 예산안이 처리되도록 협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