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국제공항 모금함에서 일본인 여행객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110만 원과 손 편지가 발견돼 시민들 사이에서 훈훈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봉투가 아닌 비닐봉지 속에 고액 한국돈 지폐와 짧은 메모가 함께 들어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는 지난 11월 26일 공항 내 모금함 7곳을 정기 개함하는 과정에서 현금과 편지를 발견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발견된 메모에는 일본어로 "한국 여행 즐거웠습니다. 돈이 남았는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모금함 안에는 수백 장의 한국돈 지폐가 담겨 있었다.
부산지사 관계자는 "모금함에 손 편지가 들어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며 "봉사자들도 '특별한 사례'라며 놀라고 고마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기부자는 신원을 남기지 않아 정확한 국적이나 여행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문구와 상황으로 미뤄 일본인 여행객의 익명 기부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 시민은 "익명이어서 더 따뜻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시민은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했나 보다. 이런 기부는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전했다. "고액의 후원금의 취지가 바래지 않도록 모금함 관리와 공개 절차가 투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개함 작업을 진행하는 김해공항 모금함은 이번처럼 고액 현금과 손 편지가 함께 발견된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적십자사는 해당 기부금 전액을 취약계층 아동 지원과 긴급구호 활동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