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으로 끝난 대구와 조광래 대표이사의 11년 동행

조광래 대표이사와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FC와 조광래 대표이사의 동행이 막을 내렸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2014년 9월 당시 K리그2 소속이었던 대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스타 선수 출신으로 국가대표까지 역임했던 조광래 대표이사의 행정가 변신이었다.

이후 대구는 달라졌다.

2016년 K리그2 2위로 K리그1으로 승격했다. 2018년에는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이라는 결과도 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파이널A에 자리했다. 특히 2021년 K리그1 3위라는 최고 성적을 내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했다. 2023년에도 파이널A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조광래 대표이사 시절 숙원이었던 축구전용경기장이 대구에 생겼다. 2019년 '대팍'이라는 애칭과 함께 개장했고, 만원 사례를 이루며 대구에 축구 붐이 일었다. K리그 최초로 경기장 명칭 사용권을 판매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성적이 문제였다. 지난해 11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잔류한 대구는 올해 최하위에 머물면서 K리그2로 강등됐다. 10년 만의 강등이었다. 조광래 대표이사도 지난 8월 일찌감치 사의를 표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조광래 대표이사가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최종 결과에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아직도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이지만, 그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기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면서 "대구에서 보낸 11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팬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한 대구는 앞으로도 명문 구단으로서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구와 팬들은 나의 마지막 사랑이자 자부심이었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세징야는 "조광래 대표이사는 구단의 심장과 같은 존재다. 얼마나 슬프고 실망스러운지 말로 다 할 수 없다. 제발 부탁드린다. 돌아와서 우리의 리더로 계속 남아달라"고 슬퍼했다.

이제 대구는 K리그2에서 다시 K리그1 승격에 도전해야 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K리그2는 내년부터 14개 구단에서 17개 구단으로 늘어난다. 최대 4개 구단이 승격할 수 있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이다. 특히 K리그1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풀리면서 전력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에이스 세징야는 "나는 아직 대구 소속이다. 계약기간도 2년 남았다. 대구가 나를 내쫓지 않는 이상 대구에 남아 무조건 싸우겠다"고 잔류 의사를 밝혔다.

대구도 조광래 대표이사와 작별과 함께 변화를 꾀한다. 지난 9월 구성된 혁신위원회도 지난 1일 선수단 쇄신과 조직 쇄신, 구단 문화 쇄신 등 세 가지 분야에 대한 혁신안을 도출했다.

선수단 쇄신과 관련해 핵심 선수의 이적 방어, 대구 출신 선수의 재영입, 감독과 코칭스태프 권한 강화, 스포츠 사이언스 전문가 영입 등을 제시했다. 또 대표이사와 단장의 역할 분리, 선수단 구성 변화와 관련한 상설 토의 기구 마련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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