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2·3 불법 계엄 1년을 맞은 3일 국회 '다크투어' 해설자로 나섰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시민 50명과 불법 계엄 당일 본인이 넘은 국회 담장을 비롯해 국회 운동장·로텐더홀·본회의장 등을 차례로 관람했다. 행사는 비극적 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다크투어 형식으로 진행했다.
계엄 당일 착용한 코트를 입은 우 의장은 시민들에게 "우리가 함께 겪었던 민주주의 위기의 순간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지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자리"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1년 전 불법 계엄이 벌어진 주요 장소들을 돌아보면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는 자신이 넘은 국회 담장 앞에서 "국회에 도착하자 경찰 버스가 후진으로 3문을 딱 막았다"며 "어디로 넘을까 하다가 여기 오니까 발 디딜 데가 있어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텐더홀에서는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을 당시 상황을 전하고, 본회의장에서는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과정을 상세히 알렸다.
행사에 앞서 우 의장은 이날 입장문도 냈다. 그는 입장문에서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를 더 단단히 하고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확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책임 추궁을 통해 헌정질서를 온전히 회복해야 한다"며 "국회도 12·3을 통해 확인된 제도적 결함, 헌법의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한 개헌과 국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12·3 불법 계엄 1년을 맞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일반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1년 전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계엄령 선포를 상기하는 차원이다.
정청래 대표는 "윤석열의 내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며 "3대 특검이 손대지 못한 것을 모은 2차 종합 특검이 필요하다. 끝나지 않는 내란과의 전쟁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고 외쳤다.
민주당은 12월 3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는 법안도 당론으로 채택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가가 빛의 혁명을 책임있게 기록하고 기념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개정안 발의 사실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