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년 '윤 어게인' 압도한 국회 앞 시민들 "내란 완전 청산하자"

오후 7시 국회의사당역 인근서 집회
3만 명 "내란 끝장내자" 등 구호 외쳐
집회 뒤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 중
李대통령 불참…"위해 우려 등 경호 사정"
보수단체도 서울 각지서 '계엄 옹호' 집회

12·3 내란 사태 1년을 맞이한 3일 오후 7시 시민들이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인근에서 개최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송선교 기자

12·3 내란 사태 1년을 맞이한 3일 시민들이 혹한의 날씨에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비상행동)는 이날 오후 7시부터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인근에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저녁 체감온도가 영하 8도 아래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씨에도 약 3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롱패딩에 목도리, 귀도리 등으로 중무장하고 거리에 나왔다. 한 시민은 어린 딸아이에게 목말을 태워주며 무대를 보고 서 있었다.
 
시민들은 '내란외환 청산하자',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내란세력 완전히 청산하자", "내란을 끝장내자", "국민의힘 해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가수 에스파의 '위플래쉬' 등 K-팝 노래에 맞춰 "청산 청산 내란범 청산", "해체 해체 국힘당 해체"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장모(62)씨는 "젊은이들이 계엄군을 몸으로 막으려고 서 있는 걸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던 기억이 난다"며 "1년 사이 민주주의를 되찾은 것 같지만, 아직 내란의 뿌리를 뽑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이런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12·3 내란 사태 1년을 맞이한 3일 오후 7시 시민들이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인근에서 개최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송선교 기자

중학교 3학년 이주원군은 시민발언을 하러 무대에 올라 "지난해 오늘 교과서에서만 보던 비상계엄을 실제로 보며 평화롭게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웃고 놀던 시간이 끝나진 않을지 불안했다"며 "당시 국회에서 계엄군과 싸운 시민들과 윤석열 퇴진을 위해 싸워 온 시민들 덕분에 오늘도 안전하게 학교에 다녀왔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시민발언과 가수 이한철밴드·이은미씨 등 공연 등 순서가 번갈아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 등 진보 성향 정당에서도 무대에 올라 발언을 이어갔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이날, 국회의원들이 윤석열의 비상계엄 해제결의안을 표결할 수 있도록 달려와서 계엄군을 막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세력 등을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행진 직전 '12. 비상계엄 1년 비상행동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내란 수괴와 주요임무종사자들에 대한 재판은 비상계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진행 중"이라며 "내란범과 그 변호인들은 노골적으로 재판을 방해하고 재판부를 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는 일부 집단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분단과 남북대치를 악용할 수 없도록 하자"며 "앞으로의 1년은 내란외환의 완전한 종식과 새로운 세상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가자"고 제언했다.

12·3 내란 사태 1년을 맞이한 3일 국회 인근에 집회가 이어지면서 이날 경찰은 기동대 약 5400명을 배치하고 교통경찰 270여 명을 투입해 집회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송선교 기자

선언문 낭독이 끝난 뒤 주최 측과 집회 참가자들은 대규모 행진 중이다. 목적지는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경찰은 국회 인근에 기동대 약 5400명을 배치하고 교통경찰 270여 명을 투입해 집회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이재명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불참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위해 우려 등 경호 사정으로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민주주의 청년들' 등 보수단체에서는 이날 오후 5회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인근에서 '12·3 계몽절 집회'를 열었다. 신고 인원은 100명이다. 신자유연대와 자유대학은 이미 국회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는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약 400명이 참여해 계엄 옹호 집회를 열었고, 자유대학도 오후 4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약 200명이 참여해 '계엄 사과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밖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단체 'B.O.S.S.홍대'는 이날 오전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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