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은퇴 '소년범 낙인' 논란 확산…"생매장 시도, 잘못된 해결책"

배우 조진웅. 자료사진

배우 조진웅이 과거 소년범 의혹을 인정하고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서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번 사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여전히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7일 SNS에 올린 글에서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의 특징이다.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해 사회적 안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라며 "지금도 어둠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지난 5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조진웅은 고교 시절 중범죄를 저질렀고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이 매체는 제보를 인용해 "조진웅은 일진이었다. 그 무리들과 함께 차량을 절도했다. 성폭행도 연루됐다"고 전했다.

이에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5일 "배우(조진웅)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그가 소년범 출신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결국 조진웅은 이튿날인 6일 사과와 함께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소년범 전력을 숨기고 활동했다는 조진웅을 향한 비판에 대해 한 교수는 이날 "자신의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도 없다"며 "누구나 이력서, 이마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 년 전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현재의 성과를 생매장시키려 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라며 "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다. 그런 시도에는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련 변호사도 지난 5일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성행을 교정해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소년법 제1조 목적)"며 "소년법에 따라 조사, 심리 중인 사건에 대해 소년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보도할 경우 형사처벌한다(소년법 제68조 보도금지)"고 설명했다.

이어 "소년법의 목적에 비추어보면 현재 성인이 되기는 했으나 '모 배우'의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며 "사회 도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온통 너덜너덜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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