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은 제3회 서울희곡상 수상작으로 김유경 작가의 '1인극인데 두 명이 나오는 이유에 대하여'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공모에는 265편이 접수돼 전년 대비 68% 증가했으며,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희곡상은 연극 창작 활성화와 우수 창작희곡 발굴을 위해 2023년 제정된 상으로, 올해부터 수상 상금이 지난해보다 1천만 원 늘어난 3천만 원으로 확대됐다. 역대 수상작은 1회 '베를리너', 2회 'End Wall-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등이다.
수상작 '1인극인데 두 명이 나오는 이유에 대하여'는 작가와 그의 피조물이 무대에서 대치하는 메타극 구조를 통해 창작의 고통과 예술가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고립된 작가 앞에 희곡 속 인물이 나타나 대사를 요구하며 정체성을 뒤흔드는 설정을 중심으로 현실과 허구,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교차하는 무대적 실험성이 두드러진다.
심의위원회는 해당 작품을 두고 "현실과 허구, 자아와 타자의 구분을 허문 실험적 무대 언어가 돋보인다"며 "메타 구조에 도전한 근래 보기 드문 시도"라고 평가했다. 또 작품 배경과 무대 운용 방식이 불안정한 자아의 혼란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김유경 작가는 2023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으로 등단했으며, 올해 아르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하울링'을 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고립된 창작의 시간 속에서 인물과 마주하며 수없이 되묻던 과정의 산물"이라며, 심사위원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창작희곡에 대한 연극계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한 계기"라며, "특히 예술가의 창작 고뇌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 선정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제3회 서울희곡상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연극센터 1층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