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떠난 폐안전모, 고래불역 '고래 조형물'로 돌아왔다

경북 영덕군 고래불역에 폐안전모 활용 제작 고래 조형물 설치
경상북도-경북문화관광공사-한국철도공사-(주)우시산-(주)프램
철도 현장서 사용 폐기될 안전모 수거, 세척·분쇄·성형 과정 거쳐
친환경 모듈 장식장 확장한 형태…"역사 문화 환경 아우르는 의미"

경상북도 영덕군 고래불역에 설치된 폐안전모 업사이클링 고래 조형물. (주)우시산 제공

현장에서 쓰임을 다한 철도 안전모가 대형 고래 조형물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철도공사의 폐안전모를 모아 업사이클링한 이번 프로젝트는 안전과 환경, 지역 상생의 의미를 함께 담은색다른 사회공헌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8일 친환경 사회적기업 (주)우시산에 따르면 경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 한국철도공사는 최근 경북 영덕군 고래불역에 폐안전모를 활용해 제작한 고래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 조형물은 철도 현장에서 사용 후 폐기될 예정이던 안전모를 수거해 세척·분쇄·성형 과정을 거쳐 업사이클링한 뒤 다시 조립한 것이다.  

(주)우시산이 스타트업 (주)프램(FREM)과 함께 공동 개발한 친환경 고래 모듈 장식장을 확장한 형태다.

영덕 고래불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래' 이름을 가진 역이다. 인근 고래불해수욕장과 더불어 고래를 상징하는 지역의 대표 관광 거점이다.

고려 말 학자 이색은 동해의 파도를 가르며 떠오르는 고래를 보고 이 일대를 '고래가 뛰노는 모래 언덕'이라는 뜻의 '고래불(高禮佛)'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수백 년 전 기록 속에 남아 있던 고래의 이야기가 오늘날 폐안전모로 만든 고래 조형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고래불'을 선물하게 된 셈이다.

사회적기업 (주)우시산과 스타트업 (주)프램(FREM)이 건설·철도·산업 현장에서 쓰임을 다한 안전모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친환경 고래 모듈 장식장. (주)우시산 제공

고래불역 폐안전모 고래 조형물은 '철도 안전'을 상징하는 안전모와 '해양 생태계'를 상징하는 고래를 한 공간에서 만나게 했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역사와 환경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미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우시산은 2022년부터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안전모 새활용 사업을 하고 있다.

건설·철도·산업 현장에서 나온 폐안전모를 활용해 경작업모, 다용도 케이스, 안전 손잡이, 돋보기 안경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다.

특히 버려지는 안전모로 만든 새 안전모의 이름을 대국민 공모전을 통해 '다시쓰임모'로 짓고, 현재 안전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고래불역 고래 조형물은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일상 속에서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온 안전모가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 조형물로까지 확장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철도 현장에서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온 안전모가 이제는 고래불역에서 환경을 이야기하는 고래로 다시 태어났다"고 했다.

이어 "경북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 고래를 바라보며 지역 역사와 문화는 물론 안전과 환경을 아우르는 ESG 관광의 가치를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